증권 종목·투자전략

폭락장서 -1% '변동성 펀드' 선방 비결은

한투운용 '코스피솔루션 펀드'

'7대5' 법칙에 착안 수익률 구성

출시 두달만에 450억 이상 유입

채권 등 안전자산에 대부분 투자

하락장서 견딜수 있는 여지 커

최근 폭락장에서 하락폭을 -1%로 막으며 수익률 방어에 성공한 일명 ‘변동성 펀드’가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지난 8월 말 내놓은 ‘코스피솔루션 펀드’는 출시 두 달 여 만에 설정액이 450억원을 넘어섰다. 이 시기는 주가 급락 여파로 펀드 환매가 이어지는 등 지독한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신상품에 500억원 가까운 유입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이는 이 상품의 수익률 때문이다. 10월 코스피가 13%, 코스닥이 21% 폭락했지만 이 펀드의 하락폭은 1% 남짓에 그쳤다.




코스피솔루션 펀드가 요즘처럼 변동성이 커진 하락장에서 선방할 수 있는 비결은 국내 첫 변동성을 ‘사는’ 구조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통상 펀드는 상승이나 하락 등 한 방향성을 띄워야 수익률이 올라가지만, 이 펀드는 변동성 ‘횟수’로 수익률을 결정하는 첫 상품이다. 주식시장이 1년을 주기로 통상 7달은 오르고 5달은 내리는 ‘7대 5’ 법칙에서 착안한 것. 일반적으로 펀드 상품은 아래로 변동성이 커지면 수익률이 깨지지만 이 펀드는 변동성이 커질수록 수익률이 올라간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코스피는 2월엔 -9.2%, 3월엔 12.9%로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이 때 투자자 직접 투자했다면 수익률은 -4% 가량이다. 하지만 코스피솔루션펀드로 시뮬레이션해 본 결과 2월 -0.6%, 3월 2.6%로 성과가 월등히 좋았다.


특히 이 펀드가 주목받는 것은 하락장에서 최대 손실 구간을 -1%로 고정시켰다는 점이다. 이 펀드는 자산총액의 90%를 국공채, 통안채, 우량등급 금융채 등 채권에 투자한다. 나머지 10%중 1%만 손실구간인 ‘위험평가액’에 넣어 수익률을 조정한다. 위험평가액이 10%를 넘어야 ‘파생상품’으로 분류되지만 이 상품은 안정성에 방점을 두고 위험자산을 줄여 채권혼합형 상품으로 분류된다. 대부분의 자산이 안전자산에 투자됐기 때문에 손실 마지노선을 지키면서도 일부 위험평가액으로 주가 상승률을 10~20% 추종할 수 있다. 이 펀드를 고안한 서재영 한국투자신탁운용 매니저는 “솔루션펀드는 주가지수 상승과 하락 횟수로 수익률을 내는 구조이기 때문에 저가 매수 타이밍을 살피며 가입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하락장엔 수익률을 방어하면서도 상승장에선 상승률을 추종해 상승하기 때문에 잃지 않으면서도 상승장에 수익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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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품은 변동성 횟수를 수익률에 연동시킨 양매도 ETN상품과도 차별화된다. 양매도 ETN은 콜옵션(기초지수가 행사가격보다 상승할 경우 수익)과 풋옵션(기초지수가 행사가격보다 하락할 경우 수익)을 동시에 활용하고, 매월 코스피200 수익률이 플러스·마이너스 5% 구간을 벗어나지 않으면 프리미엄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상승·하락률이 5% 이내면 손실폭을 커버할 수 있지만 최근처럼 코스피가 한달 간 10% 넘게 급락하는 등 5% 구간을 벗어나면 하락률이 더 커진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양매도 상품은 하락폭이 일정 구간을 넘어가면 손실이 커질 수 있지만, 코스피솔루션 펀드는 포트폴리오 대부분을 채권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고 일부만 위험자산에 투자해 하락장에서 견딜 수 있는 여지가 훨씬 크다”고 말했다.


김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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