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카페쇼 사무국은 전시에 참가한 600여개 업체 및 향후 시장 트렌드를 분석해 2019년 커피 산업 키워드로 ‘딥(DEEP)’을 꼽았다. 시장과 소비 측면 양쪽에서 모두 성숙도가 깊어진 대한민국 커피 시장의 현주소를 설명하는 단어라는 것이 사무국 측의 설명이다. 구체적으로는 △디자인(Design) △본질(Essence) △친환경 필수(Eco-Essential) △맞춤형 서비스(Personalizing) 네 가지 키워드를 꼽았다. 지식 수준이 전문가 못지 않게 높아진 소비자를 사로잡고 지속적으로 커피 시장을 발전시키려면 반드시 주목해야 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우선 디자인의 경우 소비자들이 커피를 마시고 커피 전문점을 선택하는데 있어 매장 인테리어 등 시각적 요소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카페 투어가 취미가 되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커피점의 분위기 등이 공유해지는 시대 변화를 반영하는 결과다. 실제 서울카페쇼 사무국이 지난해 쇼 참관객 1,09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카페를 방문할 때 커피 맛을 제외하고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인테리어였다. 아울러 디자인의 중요도는 단순히 시각적 요소를 넘어 커피잔 등의 ‘굿즈’, 플레이팅, 매장 분위기 등 카페를 아우르는 모든 요소가 하나로 어우러져 차별화된 콘셉트를 전달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게 업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두 번째 키워드인 ‘본질’은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커피 전문점이 8만여 곳에 이르는 치열한 경쟁 상황 속에서 고급화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커피 고유의 맛과 향을 최대한 살리는 ‘커피의 고급화’가 더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담고 있다. 직접 매장에서 커피콩을 볶아 신선함을 살린 로스터리 카페라거나 최상급 원두로 만드는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 등이 최근 부쩍 늘고 있는 것은 이 같은 현상을 반영한다.
커피 창업자들이 주목해야 하는 세 번째 단어는 ‘친환경’이다. 최근 커피 업계에는 단순히 친환경을 추구하자고 독려하는 것을 넘어 친환경을 필수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분위기가 된 팽배해지고 있다. 정부의 일회용 플라스틱 컵 규제가 단초가 되긴 했지만 소비자들 역시 매장에서 머그컵이나 종이 빨대를 사용하는 일이 익숙해지는 모습이다. 엔제리너스커피, 투썸플레이스 등 대형 커피 전문점들도 빨대 없이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음료 뚜껑인 ‘드링킹 리드’를 도입하고 재활용을 위해 디자인이 없는 무색 컵으로 종이컵을 교체하는 등 친환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매년 양이 증가하고 있는 커피박(커피찌꺼기) 등은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 하는 지점도 향후 이슈가 될 전망이다.
커피 업계는 끝으로 ‘맞춤형 서비스’는 내년에도 화두가 될 것이라 내다봤다. 시장 규모가 커지며 소비자 취향은 더욱 세분화 되는 모습이고 이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세밀하게 타깃화된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실제 스타벅스의 경우 모바일 주문 앱 사이렌오더에 개인의 최근 구매 이력을 비롯해 매장 정보, 주문 시간대, 기온과 같은 빅데이터를 수집·분석해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도 최근 추가했다. ‘나만의 커피’를 찾는 소비자들을 위해 커피 원두뿐 아니라 우유의 종류까지 고를 수 있도록 하는 개인 카페도 점점 늘고 있다. 창업업계 한 관계자는 “커피 한 잔당 1,000~2,000원 정도인 저가형 커피 프랜차이즈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 커피점으로 손님을 끌어들이려면 커피 맛 뿐 아니라 분위기, 세심한 서비스 등 모든 측면에서 만족할 만한 품질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