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현대차 과도한 자본 보유"...엘리엇, 자사주 매입 요구

서신 보내 재차 압박

주총안건 제출 예고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또다시 현대자동차그룹의 비핵심자산 매각과 자사주 매입을 요구하고 나섰다.

엘리엇 계열 펀드의 투자자문사 엘리엇어드바이저홍콩은 13일 현대·기아자동차와 현대모비스 이사진에 이 같은 내용의 서신을 보냈다고 밝혔다. 올해 초 현대차(005380)그룹의 지배구조개편안에 제동을 건 엘리엇은 지난 9월에도 일부 계열사에 대한 합병을 요구한 바 있다.


서신에 따른 엘리엇의 요구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올해 초부터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지배구조개선과 관련해 엘리엇은 독립적인 사외이사를 추가 선임할 것을 요구했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이 올해 초 제시한 지배구조개편안이 철회된 후 6개월이 지난 현재 추가적인 지배구조개선 노력이 보이지 않고 있다”며 “엘리엇과 다른 주주들과 지배구조개선과 관련해 협업하라”고 주장했다.



최근 현대차그룹 주가가 급락한 것과 관련, 주주가치 제고 방안도 내놓을 것을 제안했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이 심각한 ‘초과자본 상태’임을 지적하면서 이를 주주들에게 환원하고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를 부양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엘리엇이 최근 현대차그룹의 주가 급락으로 현대차그룹 3사의 주식을 매수한 후부터 현재까지 5,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입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엘리엇은 “현대차는 8조원에서 10조원, 현대모비스는 4조원에서 6조원에 달하는 초과자본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를 주주들에게 환원하라”며 “현저하게 저평가된 현재 가치를 고려해 자사주 매입 방안도 우선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엘리엇은 기존에 없던 비핵심 자산에 대한 전략적인 검토를 실시하라고 주장했다. 비핵심 자산을 구체적으로 지정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현대차그룹의 실적 악화의 원인 중 하나로 제기되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부지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 등 주주가치제고가 전면에 내세운 것으로 미뤄봤을 때 엘리엇의 손실도 적지 않았던 것 같다”며 “삼성동 부지 등 비핵심자산을 매각하라는 주장은 결국 현대차그룹에 대한 부정적인 면을 부각시키겠다는 의도로 읽힌다”고 말했다.
/박성호·강도원기자 junpark@sedaily.com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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