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잘 만든 콘텐츠 하나, 열 일자리 만든다

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세계에서 가장 빨리 팔린 책’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팔린 책’ 등 화려한 수식어와 전 세계에 수많은 마니아를 남긴 ‘해리포터’ 시리즈가 지난해 출간 20주년을 맞으며 영화·게임·관광·서비스 및 제조업까지 산업 전 분야에 걸쳐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왔다.

이처럼 잘 만든 콘텐츠는 단순한 수익 차원을 넘어 다수의 일자리를 만드는 고용 창출 산업으로도 주목받는다. 지난해 한국수출입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콘텐츠 산업의 고용유발계수는 12.1명으로 반도체(3.0명)와 자동차(6.8명) 산업을 웃돈다. 이와 함께 29세 이하 청년 종사자의 비중은 30.6%로 전 업종 평균인 14.8%의 두 배에 이른다.

전망도 밝다. 지난 2017년 기준 세계 콘텐츠 시장의 규모는 2조1,910억달러로 한국은 매출액 110조5,000억원을 기록하며 세계 7위, 아시아 3위에 올랐다. 특히 올해 넷마블 한 개 기업의 채용 규모가 1,300명인 것을 봐도 고용 창출 산업으로의 가능성을 충분히 짐작하게 한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 내년 3월 세계 최초의 5세대(5G) 상용 서비스 시행 등 신기술과 접목된 새로운 콘텐츠는 보다 무궁무진한 일자리 창출을 기대할 수 있게 한다. 정부와 관련 부처도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 공공부문 정규직화, 청년고용 의무 비율 상한 상향 조정, 블라인드 채용 등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정책목표로 삼고 일자리 중심의 국정운영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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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콘텐츠 산업의 고용 현황은 가파른 성장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2016년도 콘텐츠 산업 종사자 수는 전년대비 약 1.5% 증가한 63만1,457명으로 이는 전체 산업의 고용 증가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산업 전반에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산업의 특성상 단기간 프로젝트가 많다 보니 계약직과 프리랜서 형태가 많아 상대적인 고용 안정성이 낮은 편이고 창의적 아이디어가 중심인 작은 기업이 다수이기에 낮은 임금과 장시간 근로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으며 소규모 수시채용과 숙련 인력 부족으로 인한 인력 미스매치 현상도 빈번히 나타난다. 여기에 콘텐츠 가치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인한 불법 복제와 유통 문제 해결도 시급한 실정이다.

8월에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업계와 학계가 머리를 맞대는 자리가 마련되기도 했다. ‘콘텐츠 일자리 혁신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화두로 열린 이 세미나에서는 공급과 수요라는 측면에서 학교와 기업의 역할 및 책임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아울러 인력 미스매치 해결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 지원을 강조하는 현장의 목소리가 생생히 전달됐다.

이 세미나를 시작으로 한국콘텐츠진흥원도 고용성장을 위한 첫 단추를 끼웠다. 청년 일자리의 마중물이 될 ‘콘텐츠일자리센터’를 본격적으로 운영하며 한국관광공사·한국무역협회 등 유관 기관과의 협업으로 다방면에 걸쳐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미 국내 콘텐츠 산업의 경쟁력은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았다. 이제 창의적 인재가 탄생시킬 희망의 콘텐츠가 우리의 일상을 풍요롭게 열어줄 시간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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