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보험료와 소득대체율을 올리는 문제를 두고 정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연금공단이 예산삭감을 우려해 200억원 규모의 세종사옥 신축을 위한 공사계약부터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과 정부는 2057년 기금고갈 문제로 걱정이 크지만 공단은 기관이익 챙기기에만 급급한 셈이다.
18일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세종시 아름동에 2020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의 세종사옥 신축을 추진하고 있다. 대지면적 4,752.7㎡(약 1,437평)에 건축면적 998.87㎡다. 필요 예산만 198억1,200만원이다.
문제는 국민연금의 업무방식이다. 연금개혁 문제로 논란이 큰 상황에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기금수익률을 극대화해야 할 시기에 “연내 세종사옥 공사 계약 미체결 시 2018년 예산이 불용된다”며 인허가 전 공사 계약부터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공단은 지난 10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 건축심의를 요청했다가 재심의 결정을 받아 건축 인허가가 예상보다 늦어졌다.
기재부는 당해에 예산이 배정된 경우 근거(계약)가 있으면 실제 집행은 다음 해에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세종사옥 신축을 위해 올해 배정된 예산은 26억원으로 불용처리 시 향후 건설이 불가능하다는 게 공단의 판단이다.
관가에서는 이 같은 행위가 불법은 아니지만 적절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와 복지부가 보험료 인상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상황에도 정작 연금공단은 제몫 챙기기에만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세종=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