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자금 블랙홀' 사모펀드, 하락장서도 5조↑

정부 '활성화방안' 마중물 역할

올들어 40조 증가 '파죽지세'

공모펀드는 MMF 등 착시효과

단기채 빼면 2조 줄어든 셈

코스피가 2,000선이 붕괴되는 등 지난 달 급격한 하락장에서도 사모펀드에는 5조원 가량의 뭉칫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 지수 하락으로 펀드의 매력이 줄어들고 있지만 오히려 사모펀드로는 지금이 모이고 있다. 사모펀드가 갈 곳 잃은 자금의 ‘블랙홀’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사모펀드는 9월 말 320조9,389억원에서 11월16일 325조6,300억원으로 5조원 가량 증가했다. 사모펀드는 지난 4월 설정액 30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 들어서만 40조원이 늘어나며 무서운 속도로 설정액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말 금융위원회의 사모펀드 활성화 방안 발표가 ‘마중물’이 되면서 사모펀드는 더욱 사세를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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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펀드는 9월말 220조 6,516억원에서 같은 기간 243조 8,497억원으로 수치상으로는 총 23조 1,981억원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이를 뜯어보면 단기채펀드 증가분이 25조5,772억원이 몰리며 공모펀드 증가액 전체를 넘어섰다. 단기채를 제외하면 공모펀드는 오히려 2조원 가량 쪼그라든 셈이다. 일종의 착시효과다. 주가 변동성과 금리인상 여부 등을 앞두고 투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공모펀드나 주식에서 자금을 빼, 단기 자금 주차장인 머니마켓펀드(MMF)에 임시로 쌓아둔 자금만 늘었다는 분석이다.


공모펀드가 ‘10% 덫’에 걸려 매력을 잃은 데다 주가까지 하락하면서 이를 고스란히 감내해야 하는 공모펀드는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자본시장법은 공모펀드가 전체 자산의 10% 이상을 동일 종목에 투자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반면 사모펀드는 한 종목에 100%까지 투자할 수 있다. 여기에 사모펀드의 경우 정부 주도의 투자 활성화 방안까지 나오면서 사모펀드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극대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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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국내 사모 펀드시장 규모는 2007년 말 93조원에서 올해 325조원으로 3.5배 이상 성장한 반면 공모펀드 설정액은 같은 기간 203조원에서 243조원로 20% 늘어나는데 그쳤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최근 사모펀드 투자자 수를 100명 이하로 확대하는 사모펀드 개편안을 내놓으며 사모펀드가 주로 강점을 보였던 채권형·부동산·특별자산 등에 더해 한층 다양한 상품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 시장은 2015년 최소 투자금액을 5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추면서 급성장했는데 이번 안 역시 사모펀드 업계에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 “공모펀드의 경우 호재가 하나도 없는 반면 펀드는 정부 지원까지 등에 업으며 사모펀드로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까 오히려 걱정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김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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