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팥 팔아 돈 내라" 협박해 5년간 친구 돈 뜯어낸 20대 남성

군대 후임인 동네 친구를 협박해 수천만원의 돈을 뜯어낸 이른바 ‘일진’ 출신 2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북부지방검찰청 형사5부(김명수 부장검사)는 2012년부터 2017년까지 A(28·남)씨를 협박해 총 8,333만원을 갈취한 혐의(공갈)로 최모(28·남)씨를 구속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두 사람은 최씨가 군에서 선임병을 폭행해 A씨의 부대로 전입하면서 알게 됐다. A씨는 학창 시절 최씨가 같은 동네 일진이었던 사실을 기억해 두려워했고, 최씨는 이를 이용해 A씨를 괴롭혔다. 2012년 군에서 제대한 뒤에도 최씨는 A씨의 집에 얹혀살았다. 최씨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문신 기계가 A씨 때문에 없어졌다거나, 내기 당구에서 자신이 A씨를 이겼다는 등의 이유로 2,000만원을 요구했다. 이에 A씨는 제2금융권에서 대출해 최씨에게 2,000만원을 줬으나, 최씨는 ‘네 콩팥(신장)을 하나 팔아서라도 돈을 갚아라’, ‘너 때문에 쓴 돈이 5,000만원이니 내놔라’라고 협박을 계속했다. A씨는 실제로 신장매매를 시도했으나 장기밀매 브로커들과 연락이 닿지 않아 실패했고, 번 돈의 80∼90%를 꼬박꼬박 최씨에게 건넸다.



견디다 못한 A씨가 고향으로 내려가자 최씨는 A씨를 찾아내 폭행하면서 ‘너를 찾느라 들어간 돈 3,000만원을 갚아라. 안 갚으면 네 부모님을 찾아가겠다’, ‘네 여자친구도 찾아가겠다’며 또 돈을 갈취했다.

최씨의 횡포를 견디다 못한 A씨가 최씨를 고소하면서 범행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두 사람의 계좌 거래 내용 등을 통해 최씨가 이유 없이 돈을 받아낸 사실을 파악했다. 최씨는 고소를 당한 뒤로도 A씨에게 “고소를 취하하면 네가 내게 진 빚을 줄여 주겠다”는 등 협박을 지속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A씨가 심리적·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점을 고려해 피해자 지원 센터에서 법률·의료 지원을 받도록 조치했다.
/홍나라인턴기자 kathy948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