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물·화제

[재미난 뉴스] 영웅인가, 노예노동인가. 캘리포니아의 재소자 소방대원들.

산불진화 참여하면 시간당 1불 지급. ‘노예노동 아니냐’ 논란

대신 형기감량 혜택도. 주정부는 연 1억달러 예산절약

돈보다 ‘가치있는 일 하고 있다’ 보람 커.

대형산불 ‘캠프파이어’가 휩쓸고 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북부 뷰트카운티 파라다이스 마을에서 소방관들이 폐허가 된 주택 사이에서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파라다이스<美캘리포니아주> 로이터=연합뉴스대형산불 ‘캠프파이어’가 휩쓸고 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북부 뷰트카운티 파라다이스 마을에서 소방관들이 폐허가 된 주택 사이에서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파라다이스<美캘리포니아주>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에서 소방대원들은 영웅이다. 특히 최악의 산불로 고전하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지역에서 소방대원들은 영웅중의 영웅이다.

그런데 캘리포니아 산불을 끄고 있는 소방대원중에는 특별한 사람들이 있다. 바로 교도소 재소자들이다.


미국의 공영방송 NPR 보도에 따르면 현재 9,000여명의 이 지역 소방대원중 약 1,500명 이상이 재소자 소방대원들이다.

이들은 캘리포니아주의 자연보호 캠프 프로그램( Conservation Camp Program)을 통해 산불진화에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성 범죄자나 방화범을 제외한 재소자중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싶은 인원들로 구성된다. 이들은 다른 임시 소방대원들과 같은 수준의 훈련을 받고 산불진화 현장에 투입된다. 보상으로는 형기감량과 보다 안락한 교도소 시설이 제공된다.


다니얼 에릭슨(Daniel Erickson)은 5년째 산불진화에 참여하고 있는 재소자다. 그는 마약소지죄로 복역중인데 이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형기가 1년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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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들에게 제공되는 경제적 보상은 극히 미미하다. 하루에 2달러로, 산불진화에 참여하면 추가로 시간당 1달러가 지급된다.

일이 쉽지많은 않다. 다치는 일은 부지기수고 지난 1983년이후 산불진화를 하다 최소한 6명의 재소자 소방대원들이 사망했다.

이같은 초 저임금 덕에 캘리포니아 주 정부는 매년 1억달러이상의 산불진화 예산을 절감하고 있다. 그래서 비평가들은 이들의 노동이 “노예노동과 마찬가지 아니냐”고 말한다. 미국시민자유연맹(American Civil Liberties Union. ACLU) 의 교도소 프로그램 책임자인 데이비드 파티(David Fathi)는 “재소자 소방대원들은 미국의 노동력중 가장 취약한 분야”라고 말한다.

다니얼 에릭슨은 자신들의 역할에 비해 임금이 너무 낮다는데 동의한다. 그렇지만 노예노동과 비교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멈칫한다. 그는 “산불진화는 내가 해 본 일중 가장 힘든 작업”이라며 “하지만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지역주민들 역시 이들에게 감사하고 있다. 자신의 집과 동네가 불 탈뻔 했지만 이들에 의해 안전하게 된 동네주민들은 재소자 소방대원의 손을 잡고 감사를 표시한다. 에릭슨 역시 그럴 수록 자신이 하는 일에 가치를 느낀다. 그는 “이곳에 나오지 않았더라면 교도소 한 귀퉁이에 앉아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 것”이라며 “엄청난 재앙으로부터 캘리포니아를 지키는 역할의 한 부분을 감당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안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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