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타이거 vs 필 이벤트 경기에서 승리한 필 미컬슨(오른쪽)이 시상식 중 상금과 부상을 자랑하자 타이거 우즈(왼쪽)가 익살스럽게 속상해하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UPI연합뉴스골프판 세기의 대결에서 승리한 필 미컬슨(48·미국)은 복싱 대결 승자가 챔피언 벨트를 받는 것처럼 금과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벨트를 찼다.
지난 24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끝난 타이거 우즈(43·미국)와의 1대1 매치플레이에서 미컬슨은 연장 4번째 홀 승부 끝에 버디로 승리했다. 이 이벤트 경기는 미국의 금융회사 캐피털원이 후원해 ‘캐피털 원스 더 매치 : 타이거 vs 필’이라 이름 붙었고 승자가 900만달러(약 101억원)를 독식하는 방식으로 화제를 모았다. 타이거와 미컬슨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상금 1·2위, 현역 PGA 투어 최다승과 메이저 최다승 1·2위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둘도 없는 라이벌이다.
하이라이트는 17번홀(파3)이었다. 이 홀에서 지면 그대로 승리를 내주는 상황이던 우즈는 칩인 버디를 잡고 특유의 주먹 세리머니를 펼쳤다. 연장 3번째 홀에서 1m가 조금 넘어 보이는 우즈의 파 퍼트 때 미컬슨이 통 크게 컨시드(스트로크 면제)를 주는 장면도 팬들의 시선을 모았다. 우즈는 동반 라운드 전적에서 18승4무15패로 미컬슨에 앞섰으나 이날 경기에서는 고개를 숙였다.
미컬슨은 “앞으로 우즈를 만날 때마다 챔피언 벨트를 꼭 착용할 것”이라고 농담을 던지면서도 “오늘 같은 단 하루가 우즈의 위대함을 깎아내릴 수는 없다. 그는 역사상 가장 위대하다”고 했다. 미컬슨은 몇 개 홀에 걸린 번외 내기에서도 60만달러를 벌어 총 960만달러를 챙겼다. 번외 내기에 오가는 돈은 대회 후원사가 아닌 선수가 낸다. 우즈는 20만달러를 따냈다. 하지만 둘은 900만달러 상금을 포함해 이번 이벤트에 오간 돈을 모두 자선기금으로 쓰기로 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