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인디밴드에게 닥친 겨울…장기하 발굴했던 K팝 등용문 사라진다

콘텐츠진흥원, 'K-루키즈' 사업 폐지

다양한 장르 K팝 발굴…지금까지 48개팀 지원

"민간지원사업 많아…정부는 홍보로 대체"

올해 해체를 선언한 밴드 장기하와얼굴들 (본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올해 해체를 선언한 밴드 장기하와얼굴들 (본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



국가스텐, 장기하와얼굴들 등 스타는 물론 ‘오빠야’ 역주행 신화를 쓴 밴드 신현희와김루트, 2017년 한국대중음악상 신인상을 받은 밴드 ‘실리카겔’ 등을 발굴했던 가요계 신인 등용문 ‘K-루키즈(K-Rookies’)가 사라지게 됐다.

25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2019년도 음악산업 관련 예산을 65억9,000만원으로 잡았다. 올해(49억8,300만원)에 견줘 32.2% 증액된 수치다.


온라인 플랫폼 활용기반 콘텐츠 제작 및 홍보 프로그램 지원에 30억원, 글로벌 전략 시장 유통 활성화 사업에 11억원을 투입한다. 그 대신, 대중음악 창작기반 강화, 대중음악 우수 프로젝트 지원, K팝 해외 쇼케이스 개최 지원 등 3개 사업을 폐지한다.

이 가운데 대중음악 창작기반 강화 사업은 다양한 장르의 우수한 신인을 찾아 지원하는 ‘K-루키즈’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대중음악 앨범제작·프로모션 사업까지 포함해 전체 에산이 2016∼2018년 각 8억8,900만원 규모로 크지는 않았지만 열악한 환경에 놓인 인디 밴드들에게는 가뭄의 단비같던 사업이다.


정부는 ‘K-루키즈’ 사업 폐지 이유로 ‘민간 차원의 신인 발굴이 많다’고 밝혔다. CJ문화재단 뮤지션 창작지원사업인 ‘튠업’, 네이버문화재단 ‘온스테이지’ 등 민간 지원 프로그램이 많으니 정부까지 나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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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엠넷 ‘프로듀스’ 시리즈, YG엔터테인먼트의 ‘YG보석함’ 등 민간 차원의 신인 발굴 프로그램들이 대부분 아이돌그룹 위주 오디션 프로그램에 이목이 집중되는 현실이어서 제2의 장기하나 국카스텐이 나오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올해만 해도 장기하와얼굴들, 장미여관, 아시안체어샷 등 많은 밴드가 해체 또는 활동 중단을 선언한 상황에서 인디 음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지금까지 밴드 ‘신현희와김루트’, ‘실리카겔’ 등 48개 팀이 ‘K-루키즈’로 빛을 봤다. 이 사업 전신인 헬로루키에서는 잠비나이, 국카스텐, 장기하와얼굴들이 데뷔하기도 했다. 대중음악 앨범제작·프로모션 사업으로는 9와숫자들 송재경의 솔로 1집 ‘고고학자’, 싱어송라이터 김목인의 ‘콜라보 씨의 일일’ 등 117장의 다채로운 장르 앨범이 탄생하기도 했다.

이런 성과를 잘 알고 있는 콘텐츠진흥원은 “신인의 온라인 홍보를 겸해 뮤지션 육성에 중점을 두고 사업내용을 개편하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진흥원은 유튜브, 네이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 플랫폼에 프로모션 채널을 개설해 국내외 음악산업 관련 영상을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3억5,000만원의 예산도 신청했다. 다만 정부가 운영하는 홍보 채널이 얼마나 잘 운영될 지는 미지수다.

강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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