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스마트 도시 건설 등 현실성 있는 사업 집중...새만금개발 물꼬 틀것"

[인터뷰] 강팔문 새만금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

수요 떨어지는 9홀 골프장 등

시장성 고려 이용계획 손보고

산업용지 분양가 하향조정해야

투자이민제도 등 혜택도 필요




“한국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매력적인 도시를 만들어 새만금 개발의 물꼬를 트겠습니다. 단 시장성을 고려해 토지 이용계획을 손볼 방침입니다. 산업용지 등의 토지 가격도 시장 상황에 맞게 낮춰야 공장이 들어오고 일자리가 만들어집니다. 현실 수요에 맞춰야 약 30년간의 ‘희망고문’을 끝낼 수 있습니다”

강팔문(사진) 새만금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은 최근 군산에 위치한 공사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 내내 ‘현실적’이라는 수식어를 강조했다. 지난 1991년 첫 삽을 뜬 후 새만금은 온갖 우여곡절을 겪으며 표류해왔다. 그동안 10조 원이 넘는 돈을 쏟아 부어 1,061만 평의 땅을 매립했지만 현재 들어선 시설은 31만 평에 공장 6곳이 전부다. 정부가 사업시행자를 일원화하고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새만금개발공사를 설립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그는 ‘되는 일’부터 차근차근해가야 한다는 현실론을 강조했다. “사장 면접을 볼 때도 솔직히 이야기했습니다. 새만금을 개발할 획기적인 방안은 없고, 시장성이 있게 사업을 조정해 하나하나 추진하는 것밖에는 답이 없습니다.”


공사의 주요 임무 중 하나는 도시 건설 부지인 국제협력용지 개발이다. 최근 새만금개발청은 이 부지에 2만여 명이 거주할 수 있는 스마트 수변도시 건설 방안을 제시했고, 공사가 사업 시행자를 맡는다. 환경영향평가와 실시계획 등의 일정을 고려하면 오는 2022년에야 착공이 가능하지만 최대한 행정절차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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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사장은 “독창적이고 매혹적인 도시를 만들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며 “현재 나와 있는 고급 휴양 도시로서의 디자인은 유지하되 시장의 수요에 맞춰 토지이용계획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현재 계획된 9홀 골프장은 수요가 떨어진다는 점을 고려해 다른 가처분 용지로 돌려야 한다는 것. 대신 두바이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저층의 휴양 주택을 지어 수요를 끌어들일 계획이다. 그는 또 “제주도처럼 투자이민제도를 도입하는 등의 혜택도 고려해 투자를 끌어들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 사장은 시급하게 추진하고 있는 사업으로 태양광과 케이블카 등 수익사업을 꼽았다. 그는 “정부에 의존하지 않고 수익 사업을 통해 사업운용비용을 충당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수익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정부가 밝힌 4GW 신재생 사업 중 육상 선도사업으로 새만금 공항 옆 소음 지역에 6,000억 원을 투자해 0.3 GW 규모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음 달 공모 지침서를 만들어 내년 1월 발전사를 공모할 계획이다. 공사도 약 자본금(1,200억 원)의 30%인 36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며 지역주민 조합도 투자자로 참여시키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강 사장은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대한 비판도 잘 알고 있다”며 “그러나 땅을 밀도 있게 사용하는 4차 산업보다는 넓은 땅을 필요로 하는 태양광 발전과 같은 산업을 유치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점에서 이번 선도사업은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고군산군도와 신시아미를 연결하는 케이블카 사업은 공사와 군산시가 합작회사를 만들어 추진할 방침이다. 현재도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어 수익성은 충분하다는 게 강 사장의 설명이다.

강 사장은 화성도시개발 공사 사장을 맡아 부실 사업지 처리의 구원투수 역할을 해왔다. 그가 첫 부임했을 때 380%에 달했던 공사 부채는 퇴임할 때 50% 이하였다. 특히 금융부채는 제로 수준까지 끌어내렸다. 공공기관에서는 꺼리는 통매각, 마케팅사 고용 등의 민간의 방식을 쓴 게 비결이다. 수십 년간 멈춰선 새만금 역시 과감한 의사 결정을 통해 시장의 수요에 맞는 현실적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군산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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