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일몰된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다시 국회 테이블에 오른다. 정치권 일각에서 유료방송 시장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합산규제가 다시 도입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반면 넷플릭스 등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을 위해 불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국회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27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내용을 담은 방송법 개정안과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 개정안을 심의한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케이블TV와 IPTV(인터넷TV), 위성방송을 합해 특정 회사의 전체 점유율이 3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막은 것으로 사실상 KT(030200) 계열을 겨냥한 규제다. KT와 KT스카이라이프는 올해 상반기 기준 30.38%를 차지하고 있다.
국회는 합산규제 일몰 시점(6월 27일)엔 관련 논의를 한 번도 하지 않다가 일몰이 이미 된 이후 재도입하는 법안을 꺼내들었다. 하지만 막상 정부에서 합산규제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어 실제 통과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합산규제가 영업활동과 자율경쟁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의견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서도 합산규제에 대해 “일몰된다고 하더라도 사후규제 등 다른 법제도를 통한 대형 사업자 통제가 가능하다”라며 일몰 의견이 다수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특히 IPTV와 케이블TV간 인수합병(M&A)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합산규제가 다시 시작될 경우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경쟁하기 위해서라도 규모의 경제를 통해 경쟁력을 갖춘 사업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