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돈 둘 곳이 없다

2715A11 주요 70개 자산군 내 마이너스 수익률 자산 비중



올해 들어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 확대로 주식·채권·원자재 등 각종 투자자산 가치가 줄줄이 동반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의 ‘피난처’가 사라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이체방크가 가격을 추적하는 70개 자산군 가운데 90%가 올 들어 11월 중반 현재까지 마이너스 수익률(미 달러화 기준)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37개 자산군 중 84%가 마이너스 수익을 냈던 지난 1920년을 넘어서는 역대 최악의 수준이다. 특히 글로벌 호황에 대한 기대감 속에 단 1%만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던 지난해와는 대조적이다.


WSJ는 “올해 미국·유럽·중국·한국 등 주요 증시가 모두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하고 유가가 ‘약세장(bear market)’ 영역으로 진입했다”며 “여기에 신흥시장 통화 폭락과 비트코인 가격 붕괴도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도 글로벌 증시와 채권이 동시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것은 적어도 25년 만에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국채와 금 가격의 경우 최근 시장 불안을 반영해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올해 초에 비하면 여전히 가치가 하락한 상태다.

관련기사



이처럼 주요 자산 가치가 속락하면서 펀드 매니저들의 수익률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최근 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 등 이른바 ‘팡(FAANG)’ 주식이 급락하면서 미국 기술주에 대규모 투자를 해왔던 펀드들은 큰 손실을 봤다. 헤지펀드 매니저인 피에러 앤두런드는 앞서 배럴당 100달러 돌파를 예상하고 10억달러 규모의 상품펀드를 조성했다가 지난달 한 달 기준으로 최대 손실을 기록했다.

WSJ는 시장에서 방어적인 투자전략을 짜는 등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며 UBS의 경우 최근 고액자산 고객들에게 위험분산을 위한 ‘풋옵션(가격이 내리면 이익을 얻는 파생상품)’ 투자의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노현섭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