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계약직 아냐? 토할 것 같아" 수면내시경 중 의료진이 환자 비하 '충격'

/사진=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의료진이 수면내시경을 받는 환자의 신상정보를 보며 비하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7일 제보자 등에 따르면 20대 직장인 A씨는 지난달 29일 회사가 지정한 인천 한 건강검진 전문의료기관에서 건강검진을 받았다.


자신이 마취 상태에서 무슨 말을 할지 호기심이 생긴 A씨는 휴대전화 녹음기를 켜고 내시경에 들어갔다.

녹취에는 당시 수면내시경을 담당한 남자 의사와 간호사 및 여자 간호조무사 등 3명의 음성이 담겼다.

간호조무사가 마취로 잠든 A씨에게 “아, 침 봐. 으 토할 것 같애”라고 하자 남자 의료진은 “뭐가 궁금해서 내시경을 하셨대”라며 비꼬듯이 말한다.

이어 간호조무사가 “아으. 이 침 어떡하냐. 이건 그냥 자기가 돈 추가해서 받는 거 아냐, 대장은?”이라고 하자 남자 의료진이 “공짜로 해 준다고 하긴 하는데. 안 해요, 안 해. 전 직원 대장내시경은 공짭니다”라고 답한다.


이후 의사는 A씨가 “아, 마취가 안 된 것 같은데”라며 신음하다가 다시 잠들자 “앞으로 내시경하지 마세요, 그냥. 젊으신데 왜 이렇게 자주 하세요, 내시경을”이라고 타박하며 “세금 낭비야, 세금 낭비. 본인 돈 안 드는 거 결국은 나랏돈이야”라고 말했다.



A씨의 신상정보를 보며 직업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도 이어졌다.

의사는 내시경 도중 “(환자가) 나보다 어려. 4살이나 어려”라고 말하며 “XXXXX(A씨의 직장명)? 그런 데서 와요. 제가 보기에는 약간 정규직들은 아니지 않나? 계약직들 아니야? 알바생들?”라며 비하 발언을 했다.

이에 간호조무사는 “XX년생이면 XX살 아니야?”라며 “매장에 있는 사람 아냐? 경호원 아니야 경호원?”이라고 맞장구를 치기도 했다.

A씨가 이러한 녹취를 듣고 병원에 민원을 제기하자 병원 측은 녹취에 음성이 담긴 의료진들을 내시경 업무에서 배제했다.

병원 관계자는 “젊은 분들이 많이 오다 보니 의료진이 그냥 사담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한 것 같고 성희롱 발언은 없었다”며 “민원을 받은 지 1주일 만에 내부 징계를 마쳤고 다음 달 말에는 다른 업무로 전보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해당 의사는 내시경이 끝나고 나서도 실제로 A씨에게 ’대장내시경 권장 연령이 40대 이상부터니 이후부터 하라‘고 권유했다”며 “침을 흘린다고 했던 내용은 환자분이 불편할 정도로 침을 흘려 걱정하는 차원에서 말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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