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GM의 구조조정···美 경기둔화 ‘최신 경고등’ 되나

북미 5개·해외 2개 공장 폐쇄

1만5,000명 감원…9년래 최대

"60억弗 절감, 자율·전기차 강화"

표밭 일자리 감소에 뿔난 트럼프

"차라리 中생산 중단" 새공장 압박

26일(현지시간) 미국 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의 일환으로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샤와 공장을 폐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현지 근로자들이 캐나다 최대 자동차 노조인 ‘유니포(Unifor)’ 222지부에 모여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온타리오=로이터연합뉴스26일(현지시간) 미국 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의 일환으로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샤와 공장을 폐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현지 근로자들이 캐나다 최대 자동차 노조인 ‘유니포(Unifor)’ 222지부에 모여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온타리오=로이터연합뉴스




2815A11 미국기업구조조정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가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공장 5곳의 가동을 중단하고 1만4,700명의 인력을 감축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미국 내 자동차 생산과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수입차에 관세 부과까지 검토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강한 불만을 표출하며 “중국의 자동차 생산을 중단하고 오하이오주에 새 공장을 건설하라”고 GM 경영진을 압박하고 나섰다.

A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GM은 26일(현지시간) GM이 북미 5곳과 해외 2곳 등 총 7곳의 공장을 내년까지 폐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감원 규모는 북미 지역 인력의 15%인 1만4,700명으로, 약 8,000명의 사무직 외에 미국과 캐나다 공장의 생산직 약 6,000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간부급도 25%가량 줄인다. GM은 다만 생산직 일부는 다른 공장에 전환 배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구조조정은 2009년 GM의 파산 위기 이후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메리 배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자동차 산업은 전기차나 자율주행차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고 GM은 거기에 적응해야 한다”며 “경기하강을 우려해서가 아니라 GM은 물론 미국 경제가 강할 때 선제적으로 비용을 줄이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폐쇄되거나 생산 차종이 변경되는 공장은 디트로이트 햄트램크와 오하이오의 로즈타운,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오샤와 조립공장과 미시간주 워런,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변속기 공장이다. 미시간의 디트로이트에 본사를 둔 GM은 3곳의 조립공장에서 공급했던 쉐보레 크루즈와 캐딜락 CT6, 뷰익 라크로스의 생산도 중단한다. GM은 지난 4월 한국의 군산공장을 폐쇄한 데 이어 북미 이외의 해외 공장 2곳도 내년 말까지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으나 지역을 언급하지는 않아 실적이 부진한 국내 다른 공장이 추가로 구조조정에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GM은 이번 구조조정으로 내년 말까지 60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며 최근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는 미국의 경제상황과는 무관하다고 거리를 뒀지만 내년부터 미국의 경기둔화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이번 안이 오히려 경기하강 조짐을 부채질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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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는 2008년 금융위기에 이은 경기침체로 2009년 파산 위기까지 몰렸던 GM이 10년 만에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은 “둔화하는 미국 경제에 대한 최신 경고등”이라고 분석했다. GM의 이번 행보에는 미국 금리 상승에 따른 부동산 시장 위축과 유가 하락에 따른 에너지 기업의 투자 및 고용 위축, 중국·독일·일본 등의 성장세 둔화 등이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실제 2·4분기 4.2%로 정점을 찍은 경제성장률이 내년에는 2%에도 못 미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면서 미국에서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감원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미 최대 통신사인 버라이즌은 10월 4만명 이상의 인력 감축 계획을 발표했고 3대 은행인 웰스파고도 향후 3년간 최대 2만6,500명을 줄인다고 밝혔다. 포드는 연말까지 사업이 부진한 유럽을 중심으로 최대 2만명 이상에 대한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GM의 구조조정이 수년간 이어진 호황의 끝자락에 선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위기상황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업경영 자문사인 알릭스파트너스의 존 호피커 부회장은 “북미 시장에서 올해는 자동차 판매가 어느 정도 받쳐줬으나 추세 전환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내 제조업 생산과 일자리에 민감한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GM 때리기’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WSJ와의 인터뷰에서 “배라 CEO와 전날 밤 통화하면서 중국 내 자동차 생산을 멈추고 오하이오에 새 공장을 열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구조조정 대상이 포함된 오하이오주는 미시간주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표밭인 러스트벨트로, 이 지역에서의 일자리 감소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가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노동자들의 표심을 겨냥해 “공장을 오래 폐쇄하면 문제에 휘말리게 될 것”이라고 배라 CEO에게 경고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oom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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