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경환 인천지방경찰청장을 서울지방경찰청장으로 내정하는 등 경찰 고위직 인사가 단행됐다. ‘드루킹’ 부실 수사 논란에도 자리를 지키던 이주민 서울청장이 교체되면서 본격적인 민갑룡 경찰청장 체제가 갖춰졌다는 평가다.
정부는 29일 이 같은 내용의 경찰 치안정감 승진·전보 등 지휘부 인사를 단행했다. 강원도 평창 출신인 원 내정자는 간부후보생 37기로 경찰에 입직해 강원 정선경찰서장과 경찰청 장비과장, 경찰청 수사국장 등을 두루 거쳤다. 서울청 101경비단장과 본청 아시안게임기획단, 국무총리실 대테러센터 파견 업무 등을 수행하며 경찰 내에서는 대표적인 ‘경비통’으로 꼽힌다. 치안감 승진 후에는 청장으로만 경남·강원·인천청장에 이은 네 번째 보직이라는 점에서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지방경찰청장으로는 이용표 경남지방경찰청장이, 인천지방경찰청장으로는 이상로 대전지방경찰청장이 각각 승진 내정됐다. 치안정감은 경찰청장(치안총감) 바로 아래 계급으로 차기 경찰청장 후보군이다. 이번 인사로 민 청장 취임 이후 전체 치안정감 6명이 모두 바뀌었다. 앞서 지난 7월 민 청장 취임 직후 단행된 치안정감 인사에서는 서울청장이 유임되면서 ‘반쪽짜리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경무관 4명도 치안감으로 승진했다. 승진자는 김진표 경찰청 대변인과 노승일 경찰청 과학수사관리관, 김재규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 조용식 서울지방경찰청 경무부장이다. 경찰청은 치안정감 인사를 시작으로 치안감 전보와 경무관 이하 승진·전보 인사도 조속히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번 인사는 출신 지역과 입직 경로 안배가 적절히 조화를 이뤘다는 평이다. 인사 대상자가 각각 강원(원경환), 경남(이용표), 충남(이상로) 지역 출신으로 기존의 충북(임호선 본청 차장), 전남(허경렬 경기남부청장), 경북(이상정 경찰대학장)까지 고루 배분됐다. 입직 경로 역시 경찰대 3명, 간부후보 3명으로 균형을 맞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