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한은, 금리인상 단행…1,500조 달하는 가계부채 어찌하나

가계대출 이자 부담 2조5,000억원 가량 늘 듯

경기침체에 자영업자 대출 부실 가능성도 커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송은석기자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송은석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1,5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에 비상등이 켜졌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한국의 가계신용은 1,514조4,000억원에 이른다. 가계가 은행, 보험사,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각종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과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을 합친 통계인 가계신용은 가계부채를 포괄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통한다.


전반적인 가계부채 증가속도는 둔화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소득 증가보다 빨라 가계부채 부담이 여전히 점점 커지고 있다. 3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의 작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6.7%로 같은 기간 가구원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명목 소득 증가율(4.6%)보다 높다.

한은의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이 그만큼의 대출금리 인상으로 반영된다고 가정할 경우 가계 입장에선 총 2조5,000억원가량의 이자 부담이 늘어난다고 볼 수 있다. 판매신용을 제외한 9월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 1,427억원 중 변동금리 대출이 약 70%임을 감안하면 이런 수치가 산출된다.


가계대출 금리는 이미 슬금슬금 오르는 분위기다. 10월 중 예금은행의 대출금리(이하 신규 취급액 기준)는 3.64%로 한 달 전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시장이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이를 선반영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우세하다. 기준금리가 인상됐으므로 앞으로 이를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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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한계 차주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한은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을 감안한 가계부채 위험가구를 지난해 3월 기준 127만1,000가구로 추산했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부채는 206조원으로 전체 21.2%다.

이보다 더 위험한 고위험가구 역시 34만6,000가구(3.1%)에 달하고 이들의 부채는 57조4,000억원이다. 한은은 앞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고위험가구가 38만8,000가구(3.5%)로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했다.

다중채무자 역시 가계부채의 약한 고리다.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의 1인당 평균 부채는 올해 2분기 말 기준 1억1,880만원이다. 금융당국은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과 개인사업자(자영업) 대출의 증가세, 취약차주 상환 부담 증대 등을 가장 큰 리스크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올해 1∼10월 26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4조5,000억원)의 60% 수준에 머물렀지만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한 기타대출은 올해 1∼10월 34조2,000억원 늘어 지난해 같은 기간(29조9,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14.4% 커졌다

경기 침체에 특히 취약한 자영업자 대출이 크게 증가한 것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최근 자영업대출이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LG경제연구원 이창선 수석연구위원은 “금리 0.25%포인트 자체로 놓고 보면 크지 않지만 취약차주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대출금리가 오르면 그만큼 이들 대출의 부실화 가능성이 올라간다”고 말했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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