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열차는 이날 오전6시39분 서울역 플랫폼을 출발했다. 열차에는 통일·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 담당자로 구성된 28명의 현지조사단과 도라산역 환송 행사에 참석하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 김현미 국토부 장관 등이 탑승했다. 운전석에 앉은 김재균 기관사는 “2007년 5월17일 남북 시험운행을 담당한 승무원”이라며 “기관사를 20년 하고 지금은 관리자로 일하고 있는데 중요한 열차다 보니 제가 투입됐다”고 말했다.
김 기관사의 설명처럼 이번 열차는 분단 이후 처음으로 두만강까지 가는데다 총 운행 구간이 경의선·동해선 조사와 평라선을 통한 북한 내부 이동 등까지 따지면 2,600㎞에 달한다. 게다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인정했을 정도로 북측의 철도 사정이 워낙 열악해 현지 사정을 아는 베테랑 기관사가 담당해야 한다.
남북은 공동조사 결과를 토대로 연내 철도 연결 착공식도 추진할 방침이다. 관건은 교착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북미관계다. 물밑 대화는 오간다지만 북미 간 공식 회담은 계속 지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이뤄지는 한미 정상회담이 북미 대화의 물꼬를 다시 트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는 바람이 크다. 반대로 북미관계에 변화가 없을 경우에는 연내 착공식은 물론 남북관계도 더는 속도를 내기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철도 공동조사에 대해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미국이 일단 ‘제재 면제 승인’을 해줬지만 비핵화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제재를 더욱 조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조 장관은 도라산역에서 열린 환송식에서 “정부는 앞으로 남북 두 정상이 합의하신 착공식도 올해 내에 개최할 수 있도록 착실하게 준비해나갈 것”이라면서 “남북 철도 연결 사업이 국제사회의 지지 속에서 착실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관련국들과도 긴밀하게 협의를 계속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도라산=공동취재단·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