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렸을 때 TV로 방영되던 만화들입니다. 옛날에는 이런 로봇 캐릭터들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조립품으로 많이 나왔었는데요. 문구점에 가면 벽 한켠에 수많은 조립품 장난감들이 가득했습니다. 판매가격이 보통 500원에서 1,000원정도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그때 당시 브라보콘이 150원이었으니 초등학생에게는 거금이었던 셈이죠.
또한 탱크와 군함, 항공모함도 빼놓을 수 없죠. 일반 조립품들에 비해 가격이 5~10배 가량 비싼데다 정교한 조립기술이 필요한 고난이도의 제품들이라 살 엄두조차 못 냈습니다. 세월이 흘러 40대 후반을 향해 달려가는 지금, 어릴 때 갖고 놀던 장난감들이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니 상전벽해를 느끼네요.
프라모델은 플라스틱 모델의 줄인 말인데요. 크게 ‘캐릭터 프라모델’과 ‘스케일 프라모델’로 나뉩니다. 로봇으로 대표되는 캐릭터 프라모델은 ‘건담 시리즈’가 가장 유명하죠. 스케일 프라모델은 현실에 존재하는 자동차·탱크·비행기·배 등을 말합니다. 2017년 기준으로 국내 프라모델 시장의 규모는 2,000억원에 육박한다고 하네요.
프라모델 재테크 하면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건담 시리즈가 최고로 손꼽힙니다. 건담 시리즈는 1979년 일본에서 시작된 로봇 애니메이션으로 무려 1,000종이 넘는 로봇들을 프라모델로 만든 것인데요. 한정판으로 출시된 건담 프라모델은 그 종류에 따라 가격이 수백만원까지 치솟는다고 합니다. 몇 년 전 일본 야후옥션에서는 판매가가 8만원인 ‘뉴건담 Ver.Ka MG’(100분의 1 비율)이 1,000만원에 팔리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한정판 모델뿐만 아니라 자신만의 스타일로 도색 과정을 거친 제품도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실제로 프라모델 커뮤니티에서는 색을 입힌 개성 넘치는 조립품의 경우 40만~60만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투자 대비 5배 정도의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모든 한정판들이 다 비싸게 팔리는 건 아닌데요. 종류가 많은 탓에 수요가 분산되어 있는데다 소수의 마니아들만 관심을 보이기에 특별한 경우를 빼고는 수익을 내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아예 프라모델에 관심이 없던 분보다는 ‘덕후’ 분들에게만 권하는 바입니다. 본인이 좋아하고 소장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제품에만 투자한다면 되팔지 못하더라도 눈물 흘리는 일은 없겠죠.
저도 이 글을 쓰면서 멋진 건담들을 보다 보니 사고 싶다는 욕망이 꿈틀거립니다. 머리가 희끗해지는 40대 중반의 나이지만 장난감에 대한 로망은 사그라들지 않네요. 집사람의 잔소리가 두렵기는 하지만 이참에 죽을(?) 각오를 하고 구입해볼까 심각히 고민 중입니다.
여러분들도 저와 함께 ‘덕후의 세계’로 빠져보심이 어떠신지요? 오늘 하루도 열심히 재테크에 매진하는 분들께 건승을 빌며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