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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공감’ 거문도 삼치잡이, 외줄에 희망을 걸다

사진=KBS1 ‘다큐공감’ 예고 영상 캡처사진=KBS1 ‘다큐공감’ 예고 영상 캡처



3일 방송되는 KBS1 ‘다큐공감’에서는 ‘거문도 삼치잡이, 외줄에 희망을 걸다’ 편이 전파를 탄다.

매년 겨울 거문도 앞바다는 삼치잡이 배들로 가득하다. 삼치어장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덕분에 과거 거문도는 동네 개들이 지폐를 물고 다닐 정도로 풍요로운 섬이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대형 저인망어선이 등장하면서 거문도 앞바다의 삼치 어획량이 많이 줄었다. 설상가상으로 삼치 가격까지 폭락해서 어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데, 하지만 이런 서글픈 현실 속에서도 묵묵하고 성실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어민들이 있다. 삼치에 대한 애정으로 수십 년째 거문도를 지키고 있는 어부들의 겨울 이야기를 담아본다.


▲ 거문도 앞바다에 찾아온 반가운 손님, 삼치?

여수에서 쾌속선으로 2시간을 가면 푸른 바다 한가운데 아름다운 섬이 그 자태를 드러낸다. 남해안 끝자락에 있는 섬 거문도다. 예로부터 남해 사람들은 귀한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서 거문도를 찾았다. 그 목적은 단 하나, 바로 거문도산 삼치를 사기 위해서다. 가을부터 맛이 드는 삼치는 겨울 이맘때 가장 통통하게 살이 오른다.

“옛날부터 추자도, 청산도, 나로도 중에서 거문도 삼치가 제일 맛 있어요. 어렸을 때 삼치 한 마리가 쌀 한 가마니였어요.”

▲ 겨울 바다의 보물, 거문도 삼치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

이른 새벽, 아직 어둠이 내려앉은 거문도항에 삼치잡이 배들이 경쟁하듯 바다로 나간다. 거문도 삼치잡이 배는 선장 홀로 작업하는 것이 특징이다. 주인공 강길문 (61) 선장의 배도 바다로 나선다. 70개의 낚시 바늘에 멸치를 닮은 은색 비닐을 꽂아 줄을 던지고, 물속을 빠르게 내달리면 삼치가 멸치인 줄 알고 물어버린다는 ‘끌낚시[ 일명 끌발이는 거문도의 전통 삼치잡이 방식이다. 그물로 잡는 것보다 훨씬 힘이 들지만 그만큼 싱싱하고 흠없는 삼치를 건져 올릴 수 있다. 작년 이맘때 거문도는 삼치풍년이었다. 한번 배를 타고 나가면 최소 20~30마리를 잡아 오곤 했었는데 올해는 무슨 일인지 삼치가 많이 나질 않는다. 게다가 근교 바다에서 저인망어선이 대량으로 삼치를 포획하는 바람에 삼치 가격도 뚝 떨어졌다고 하는데, 과연 그 많던 거문도 삼치는 어디로 가버린 걸까?

“대형 어선들이 그물로 다 잡아버리고 우리는 낚시로 하는데, 먼바다에서 잡아 버리니까 가까운 바다로 안 들어와요 소형어선 어민들이 죽을 지경입니다.”


▲ 한때 ‘돈섬’이라고 불렀던 거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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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거문도는 청산도, 흑산도와 함께 전국 3대 어장 중 하나로 1930년대부터 1970년대 후반까지 고등어와 삼치 파시가 열리던 어업 전진기지였다. 지나가던 개도 돈을 물고 다녀서 ‘돈섬’이라고 불릴 만큼 풍요로웠다. 특히 거문도 삼치의 경우는 품질이 워낙 뛰어나서 일본에 전량 수출이 되었다는데, 당시 삼치를 잡으러 거문도 바다를 누볐던 82세 김복남씨의 생생한 증언을 들어본다.

“그때는 거문도에 삼치(어장)이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이) 형성이 될 때 입니다. 그만큼 돈이 흔하니까 삼치 잡아서 돈이 흔하니까 돈 섬이라고 했어요.”

- 김복남 선장 -

▲ 외줄로 인생의 희망을 낚는 어부의 겨울?

새벽과 오후, 하루 두 번 삼치를 잡으러 바다로 나가는 강길문씨는 수면 아래로 드리운 낚시줄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삼치가 언제 입질을 해올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약 100KG 남짓한 외줄을 6시간씩 쥐고 있다 보면 손에서 쥐가 나고 온 몸이 뻐근하다. 하지만 그토록 무거웠던 외줄이, 파도가 쳐서 배가 흔들리는 날은 강길문씨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기도 한다. 그리고 외줄을 놓아버리거나 조업을 포기하지 않는 한 언제나 그 끝에는 커다란 삼치 한 마리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뜻대로 되는 일이 없다고 해도 포기하지 않고 성실히 살다보면 언젠가 좋은 날이 온다. 강길문씨는 그런 믿음 하나로 낚시 외줄에 인생의 희망을 걸어본다.

“사람 뜻대로 못하는 것이 고기 잡는거죠 마음 대로 안되니까 오늘 못 잡으면 내일 가서 잡으면 되겠지 마음을 비웁니다.”

- 강길문 선장 -

김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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