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수 대표의 취미는 다름 아닌 사이클. 그가 바람을 가르며 빠르게 달려나가는 사이클의 속도에 홀딱 빠진 것은 고등학생 시절이다. 포니자동차 한 대가 150만원이던 그때 김 대표가 손에 넣고 싶었던 ‘경주용’ 사이클은 300만원이나 할 정도로 아무나 살 수 없는 물건이었다. 사이클을 전문적으로 배우고 운동선수의 길로 나가고 싶었지만 김 대표에게는 집안의 반대와 사이클 구입비용이라는 현실적인 벽이 있었다.
“고등학생 시절에 선수들이 사이클 타는 모습에 홀딱 반해서 아무 자전거나 탔는데, 제가 제법 잘 탔어요. 하지만 시합을 위한 사이클은 300만원이 넘었죠. 집에서는 ‘공부하라고 서울 보내놨더니 운동이나 한다’며 완강히 반대해 차마 사달라는 말도 못 꺼냈습니다.”
스포츠에 대한 열망은 그를 체육학과 진학으로 이끌었지만 군대 제대 후 어려워진 가정살림은 그를 생업으로 이끌었다. 운명이나 마찬가지였던 무역회사 취업을 통해 그는 새로운 세상에 눈을 떴지만 직장생활을 하는 내내 그의 마음 한편에는 매듭짓지 못한 스포츠에 대한 진한 아쉬움이 남았다. 그렇기에 더더욱 몸을 단련하고 스포츠를 즐기는 것을 잊지 않았다. 몸을 격렬하게 움직일 때 흘러내리는 땀, 가빠지는 호흡, 그리고 정정당당히 룰에 따라 상대와 겨루는 과정 등을 고통이 아닌 즐거움으로 받아들이며 그는 스스로가 스포츠인이라는 사실을 되새길 수 있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의류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사명감도 어찌 보면 그의 몸속에 흐르는 스포츠 정신의 발산일 것이다.
요즘도 그는 주말마다 마음이 통하는 지인들과 함께 사이클을 타며 스트레스를 털어버린다.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날씨가 영하 20도로 떨어지든, 사이클을 즐기는 것만은 절대 놓지 않는다고 한다. 이처럼 운동을 즐기는 그의 모습은 자녀 교육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스피드스케이트 선수인 막내 아들이 자신의 미래를 스포츠에 걸고 아버지가 미처 다 이뤄내지 못한 ‘금메달의 꿈’을 향해 성큼성큼 달리는 것도 그에게 큰 위안이자 힘이 된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경험했던 ‘을’의 아픔은 애플라인드의 수평적인 문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신입직원이든, 간부직원이든 모두가 우리 식구”라며 “대표이사가 직원들을 진심으로 아끼고 존중할 때 비로소 그들도 똑같이 진심을 갖고 대하고, 이런 마음이 제품에 녹아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원주=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