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말 열린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은 소위 무역전쟁(Trade War)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올려놓았다. 무역협상 재개로 연말 증시는 일단 반등 가능성이 생겼다. 하지만 금융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럴 때 가장 믿을 수 있는 것은 역시 기업들의 실적, 특히 현금성 자산들이다. 현재처럼 코스피의 영업이익이 둔화되는 시점, 그리고 대내외적으로 악재가 있는 시점에는 순자산가치가 증가하고 시가총액 대비 순현금 비중이 큰 기업, 또 그것을 바탕으로 자사주 매입이 꾸준한 종목, 그리고 고배당주에 주목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를 살펴보면 많은 미국 기업들이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어 대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강세장 유지가 가능했다. 또 미국 상장기업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순이익과 순현금 증가로 올해 7,700억달러에서 오는 2019년에는 9,400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라는 매수 주체가 있기 때문에 2019년에도 미국 주식시장은 상대적인 안정을 기대할 수 있다.
비중으로 보면 S&P500의 시가총액 대비 자사주 매입 비중은 최근 8년간 평균 3% 수준을 유지해왔으며 올해는 3.3%, 2019년은 4.1%가 예상된다. 이에 비해 코스피는 시가총액 대비 자사주 매입 평균이 0.6% 정도이고 올해 들어 현재까지 0.4%를 기록하고 있다. 역설적으로 기업들의 상대적으로 풍부한 현금과 주가 하락을 감안하면 지금은 대형 우량주의 자사주 매입이 필요한 시점이며, 진행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주 현대자동차는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상장기업들의 시가총액 대비 현금 보유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서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는 자금은 충분하다. 현금이 많은 종목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선다면 주주가치 향상에도 기여할 뿐 아니라 기업 입장에서는 연말 배당 부담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오는 등 여러 가지 면에서 긍정적이다.
또한 투자자들도 현재 시점에 추가적인 수익을 위해서는 고배당주를 주목해야 한다. 코스피의 현금배당액 강도가 증가세를 보여왔고 특히 올해 배당수익률은 2.6%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기적으로 12월이라는 투자 기간을 감안하면 고배당주에 대한 투자는 유효한 시점이며 고배당주의 연말 수요를 감안하면 고배당주의 주가 역시 안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가총액보다 현금이 많은 기업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배당수익률이 4%를 넘는 우량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시장의 휘둘림에 상관없이 기업가치를 바탕으로 편안하게 장기 투자를 할 수 있는 시기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