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정부 '카드 수수료 인하' 애꿎은 백화점으로 불똥

TF서 과도한 프로모션 제한 논의

초대형 가맹점 수수료율 상향 추진

결국 소비자 혜택 줄어들 수밖에

0415A10 카드사



정부가 내놓은 카드 수수료 할인방안에 따라 내년부터 백화점 등 연매출 1,000억원 이상 초대형 가맹점의 카드 할인혜택이 상당 부분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번주부터 가동하는 ‘카드산업 건전화·경쟁력 제고 태스크포스(TF)’에서 백화점 등 대형 가맹점에 대한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 지원현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수수료 점검 결과 일부 카드사나 백화점의 경우 사실상 손해를 봐가면서 10% 이상 할인혜택을 주거나 포인트를 적립해주고 있다”며 “이 같은 과도한 프로모션을 제한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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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는 쇼핑·통신요금·커피전문점 할인처럼 카드상품 약관에 명시된 보편적인 부가서비스를 급격히 축소해 소비자들의 편익을 제한하지는 않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카드사들이 수수료보다 더 많은 비용을 들여 대형 가맹점의 포인트 적립 비용을 대신 내주거나 과도한 할인 폭을 적용하는 것에는 손을 댈 필요가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처럼 유통계열사와 금융계열사가 함께 있는 카드사들의 혜택이 줄어들 수 있다”며 “백화점이 지금보다 손실을 떠안지 않는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할인 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올 상반기 마케팅 비용으로 3조2,459억원을 썼는데 이 중 약 75%인 2조4,185억원이 할인이나 포인트·캐시백 적립 등 부가서비스 항목에 쓰였다.

이번 TF에서 백화점 등 초대형 가맹점에 대한 카드 수수료율을 더 높여 잡을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금융위는 마케팅 비용 체계를 재구축하면 결과적으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카드 수수료가 상향 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1.94%인 500억원 초과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율을 2% 이상으로 올려 카드사들의 손해를 일부 메울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특히 매출 1,000억원 이상 가맹점을 초대형 가맹점으로 보고 이들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율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카드사와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율 결정은 어디까지나 양자 협의에 따른 자율에 맡기도록 돼 있고 가맹점이 카드사에 협상 우위권을 지닌 ‘갑’의 위치에 있어 현실적으로 인상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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