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경기 고양시 백석역 인근에서 일어난 배관 파열 사고는 약 50cm 크기의 구멍에서 100도 이상의 끓는 물이 쏟아져나오며 시작됐다.
난방공사가 누출 배관을 잠그기 전까지 약 1시간이나 고온의 물이 주변 지역으로 쏟아지면서 순식간에 도로는 100도 이상의 끓는 물이 무릎까지 차올라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사고 직전 파열 지점을 지나던 손모(69)씨는 차량이 순식간에 쏟아진 끓는 물과 토사에 고립돼 결국 숨졌다. 손씨는 결혼을 앞둔 딸, 예비사위와 근처에서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시민들의 안타까운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
물은 도로와 인근 상가까지 들이닥쳐 화상 환자도 속출했다. 현장 구조에 나선 소방관도 예외는 아니었다. 김오경 소방경은 식당 내 고립된 시민들을 대피시키다 발에 2도 화상을 입었고, 이명상 소방위는 백석역 출구에 고립된 시민을 업고 구급차까지 이송하다 물이 장화 속에 들어와 왼발에 화상을 입었다.
소방 당국은 이번 사고로 구급차로 이송한 화상 환자는 총 25명으로 집계했다. 구급차를 이용하지 않고 병원으로 간 환자를 합하면 40명 넘는 시민이 화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된다.
배관은 5일 오후 7시 55분경 임시복구 됐다. 이날 밤 약 10시간 동안 인근 2천800여 가구에 난방용 열 공급이 중단돼 시민들이 추위에 떨어야 했다.
완전 복구에는 4∼5일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파열된 배관은 1991년 설치 후 27년 이상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난방공사 고양지사 관계자는 “수송관이 노후화해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사고가 난 것으로 추측된다”며 “노후화된 배관에 대한 현황을 파악하고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