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해킹프로그램 개발을 지시해 직원 휴대전화를 도·감청했다는 ‘엽기’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양 회장의 실소유 계열사 중 하나인 이지원인터넷서비스 소속 프로그래머 고모(49)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영장 신청 사유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전해졌다.
고 씨는 지난 2013년 양 회장의 지시에 따라 휴대전화 도·감청 프로그램 ‘아이지기’를 개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고씨는 “아이지기 등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은 맞지만 양 회장 지시를 직접 받은 것은 아니고 팀장으로부터 지시를 받았다”는 취지로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다른 관계자들의 진술 등을 근거로 도·감청은 양 회장이 지시한 사항이라고 간주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5일 고씨를 회사 합숙소에서 체포한 뒤 회사에 있던 임직원 하드디스크 등을 압수 수색하고 있다. 수색을 통해 경찰은 양 회장이 빼낸 개인정보라고 제보받은 직원 통화기록과 메시지 내용 외에, 다른 증거가 남아 있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한편, 양 회장은 메신저용 앱 ‘하이톡’을 깔면 자동으로 설치되는 ‘아이지기’ 프로그램을 통해, 위디스크와 파일노리 소속 직원들의 전화 통화기록과 메시지 내용과 연락처 등 수만 건을 실시간 도·감청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에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지난 5일 정보통신망법 및 성폭력처벌법 위반, 상습폭행, 강요 등 혐의를 적용해 양 회장을 구속 기소했다.
/변문우인턴기자 bmw101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