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노란 조끼‘ 운동이 오는 8일(현지시간)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자 주요 관광지 및 경기들이 줄줄이 폐쇄 방침을 정했다.
경찰은 오는 8일 전국 최대규모 집회가 예정되고 폭력시위가 일어날 것으로 보이는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상점과 음식점에 공문을 보내 당일 영업을 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상인들은 바깥에 내놓은 야외 테이블과 의자를 모두 치우고, 시위대의 투석과 파손행위에 대비해 유리창을 보호할 대책을 강구하라는 경시청 명의의 공문을 받았다.
파리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에펠탑을 포함한 오페라 가르니에, 오페라 바스티유 등 파리 중심가의 유서 깊은 주요 공연장들도 시위 격화 우려에 이날 하루 공연 스케줄을 모두 취소하고 환불 조치했다.
8일 오후 4시(현지시간) 파리생제르맹(PSG)의 홈구장인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PSG와 몽펠리에의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경기를 포함해 네 경기 이상이 취소되기도 했다.
한편, 지난달 17일 유류세 인상으로 촉발된 프랑스의 노란 조끼 시위는 전국 곳곳에서 걷잡을 수 없이 격화하며 폭력사태로 번지는 양상을 보였다. 이에 “유류세 인상의 방향은 바뀌지 않는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해 온 마크롱 정부는 유류세 인상 철회하겠다 공언하고, 자신의 대표 정책인 부유세 폐지도 부활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췄다.
그러나 정책 철회가 소요와 내전에 가까운 상태로 번진 시위를 잠재울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노란 조끼’ 시위가 더 이상 유류세 인상 반대만을 외치지 않기 때문이다. 시위대는 “마크롱은 부자들의 대통령”이라 성토하면서 부유세 인하와 고용 유연성을 높이는 투자 정책이 양극화를 부추긴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마크롱식 개혁’에 대한 총체적인 불만을 표출하자, 평범한 시민들도 뜻을 같이 했다. 여론조사 기관 해리스인터랙티브가 2일 프랑스 남녀 10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5%는 폭력 시위에는 반대했지만, 72%는 ’노란 조끼‘ 시위를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프랑스 정부의 마음도 다급해졌다. ‘노란 조끼’ 시위가 유럽 전역으로 확대되는 상황까지 이르렀기 때문이다. 극우 국민전선(FN)인 마린 르펜 후보를 누르며 개혁의 아이콘 ‘나폴레옹’으로 비유된 마크롱이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위기의 프랑스를 구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선은 인턴기자 jsez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