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올해 시중은행 中企 법인대출 11조 늘린 이유는

국민·신한·하나·우리銀, 총 매달 1조원 순증

국민銀, 이달 중 시중은행 최초 100조 돌파

담보 없는 신용대출 가산금리 내려 이용 유도

한은 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 4% 돌파할 듯

"제조업 협력업체 부실 가능성에 예의주시"

0515A10 중소기업 법인 대출



시중은행이 올해 들어 중소기업 법인대출 규모를 매달 1조원 꼴로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쉬운 담보대출 대신 기술력을 보고 내주는 신용대출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오는 2020년 도입되는 새로운 예대율(예금에 대한 대출 비율) 규제에 대비하겠다는 것이 은행들의 입장이다. 다만 내년부터 금리상승이나 경기침체 등으로 대출 부실이 증가하며 리스크가 커질 수 있어 여신 관리에도 주의하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법인대출(중소기업 대출 중 개인사업자 대출을 제외한 수치)의 총 잔액이 지난달 말 147조6,458억원으로 지난해 말(136조7,059억원) 대비 10조9,399억원 증가했다. 8%의 증가율을 기록한 셈이다.


이중 국민은행은 올해 순증 규모가 4조3,710억원으로 증가세를 주도했다.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과 합칠 경우 지난달 말 기준 국민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89조670억원)에 비해 10조원 이상 증가한 99조1,367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이달 중 IBK기업은행에 이어 시중은행 가운데 최초로 중소기업 대출만으로 1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허인 행장이 올해 중기대출 순증 목표치로 잡았던 8조5,000억원은 올해 10월 들어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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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은 담보 위주의 손쉬운 대출 대신 기술력을 기준으로 신용대출을 내주라는 금융 당국의 방침에 따라 중소기업 신용대출을 늘리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주요 은행들은 일제히 중소기업 신용대출 가산금리를 내려 기업들의 신용대출 이용을 유도하고 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국민은행의 중소기업 신용대출 평균 가산금리는 지난해 말에 비해 0.71%포인트 떨어진 3.35%를 기록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중소기업 대출 가운데 신용대출로 내준 비중이 올해 10월 말 기준 17.8%에 달한다.

이처럼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에 열을 올리는 것은 새로 적용될 예대율 규제에 대비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 당국은 오는 2020년부터 예대율을 산정할 때 가계대출은 가중치를 15%포인트 상향하고, 기업대출은 15%포인트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기업대출 중 개인사업자 대출에 대해선 이 같은 가중치가 적용되지 않아 중소기업 법인대출을 늘려야 예대율 산정에서 유리할 수 있다.

다만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중소기업 대출 부실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 은행들은 고심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잔액 기준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올해 10월 기준 3.83%로 전년 동기 대비 0.22%포인트 증가했다. 지난달 말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에 따라 중소기업 대출금리도 4%대로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시중은행의 한 리스크 담당 임원은 “연초부터 올해 11월 기준금리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 하에 중소기업 대출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당장 리스크가 높아지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자동차 산업 등 주요 제조업의 협력업체들의 부실 가능성이 있는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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