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동부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8일 한밤중(이하 현지시간) 압사 사고가 일어나 6명이 숨지고 약 100명이 다쳤다고 현지 경찰이 전했다.
현지 언론은 나이트클럽 안에서 최루액 같은 물질이 갑자기 분사되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아드리아해에 인접한 동부 항구도시 안코나 인근 코리날도 지역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이날 오전 1시께 놀란 손님이 한꺼번에 출구 쪽으로 몰리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이탈리아 유명 래퍼 스페라 엡바스타의 공연이 열리고 있던 이 클럽에는 최다 1천 명이 입장해 춤과 공연을 즐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현장에서 다친 한 소년은 현지 언론에 “콘서트가 시작되는 것을 기다리면서 춤을 추고 있는 도중에 자극적인 냄새가 났다”며, 냄새에 놀란 입장객들이 갑자기 출구로 몰리며 사고가 유발됐다고 말했다.
한꺼번에 나가려는 사람들로 출입구 하나의 난간이 부서지며 수 십명이 출입구 부근에서 수m 아래로 추락했고, 이들 중 일부가 목숨을 잃었다.
경찰은 사망자가 14∼16세의 소녀 3명, 소년 2명, 39세 여성 등 총 6명이라고 확인했다. 부상자 가운데 12명은 중상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사고 현장에는 주인 잃은 신발이 대거 나뒹굴어 참혹했던 당시 혼란 상황을 짐작게 했다. 클럽 밖에 부상자를 이송하기 위한 구급차가 속속 도착한 가운데, 사고 소식을 듣고 달려온 유족과 생존자는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한 여성이 아들의 시신 옆에 주저 앉아 “이럴 수는 없어. 네가 이렇게 죽을 수는 없어. 마티아, 제발 일어나!”라고 흐느끼는 모습도 목격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당국은 날이 밝자 사고 원인에 대해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현지 언론은 호신용 분사 액체인 최루액(페퍼 스프레이) 같은 물질이 뿌려지면서 놀란 손님들이 출구 쪽으로 달아나는 과정에서 사고가 일어났다고 보도했으나 당국은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한 10대 생존자는 현지 뉴스통신 ANSA에 현장을 빠져나오려 했지만, 비상 탈출구 중 최소 하나는 잠겨 있었다고 말해 대규모 희생자 발생과의 연관성이 주목된다. 현지 언론은 또한 이 나이트클럽이 수용 인원보다 더 많은 입장객을 받은 의혹도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한편, 이탈리아에서는 지난해 6월에도 북서부 토리노의 중심 광장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지켜보던 관중이 폭죽 소리를 테러로 오인해 한꺼번에 대피하다 1천500명이 다쳤다.
당시 인파에 깔려 중상을 입은 30대 여성 1명은 사고 2주 후에 사망했다. 당국은 폭죽을 터뜨려 토리노 사고를 유발한 혐의로 8명을 체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