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집권당인 기독민주당 당대표 선거에서 앙겔라 메르켈(64) 총리의 측근인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56) 당 사무총장이 당선됐다. 기민당이 중도 실용노선을 유지하게 되면서 메르켈 총리의 잔여임기 수행에 청신호가 켜졌지만 크람프카렌바우어 신임 대표는 분열된 보수세력을 결집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크람프카렌바우어 대표는 지난 7일(현지시간) 함부르크에서 열린 기민당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서 반(反)메르켈 세력인 프리드리히 메르츠(63) 전 원내대표를 제치고 대표직에 올랐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에 실패한 그는 결선투표에서 517표를 얻어 482표를 획득한 메르츠 전 원내대표를 근소한 차이로 눌렀다.
1981년 19세 학생 신분으로 기민당에 가입한 크람프카렌바우어 대표는 2000년 자를란트주에서 첫 여성 장관에 오르고 2011년부터는 주 총리를 맡았다. 메르켈 총리는 총선을 6개월 앞둔 지난해 9월 자를란트주 선거에서 기민당의 승리를 이끈 그를 올 2월 당 사무총장으로 발탁했다. 메르켈 총리의 난민수용 정책을 지지하며 ‘미니 메르켈’을 자처해온 그가 2년 임기 동안 기민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려 연임에 성공할 경우 오는 2021년 총선 결과에 따라 차기 독일 총리에 오를 수도 있다.
메르켈 찬반진영 간 대결로 치달은 이번 선거에서 친메르켈파가 승리함에 따라 메르켈 총리는 2021년까지 남은 총리직 임기를 수행할 수 있게 됐지만 크람프카렌바우어 대표는 이탈한 지지층을 되찾고 보수를 통합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크람프카렌바우어 대표는 역대 최연소 사무총장인 파울 지미아크(33)를 사무총장으로 선출하고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그는 이날 당선 직후 “우리 당은 분열되지 않는다. 우리 모두 당을 통합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면서 결집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