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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기마민족 숨은 기질로 경제위기 극복 가능"

['한민족 DNA를 찾아서' 발간]

"1960년대 40배이상 경제 성장

민족 특유 '개척정신'서 답 찾아

남북교류땐 지정학적 우위 확보

초원 누빈 선조처럼 강국 될 것"

몽골 칭기즈칸 등과 연관성 밝혀

'유목민 DNA'로 정체성 재정의

19일부터 본지에 탐방기 연재




“한민족의 기원을 찾기 위해 중국 내몽골 자치구 적봉시를 수차례 방문했어요. 적봉시 인근에는 적석총(돌무지무덤)이 곳곳에 널려 있는데 한 주민이 그 무덤을 가리켜 ‘아오리 무’라고 부르는 것을 들었습니다. 순간 온몸에서 전율이 일었어요. 아오리 무는 우리말로 ‘고구려 묘’라는 뜻이거든요. 기마민족의 근거지였던 내몽골 자치구에 우리 민족이 살았다는 증거를 찾은 것입니다.”


금융실명제, 카드대란, 저축은행 구조조정 등 한국 경제의 명운을 좌우한 굵직굵직한 사건을 해결해 ‘구조조정 마법사’ ‘대책반장’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김석동(사진) 전 금융위원장이 한민족의 기원을 추적해 정리한 저서 ‘김석동의 한민족 DNA를 찾아서’를 펴냈다. 김 전 위원장은 1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960년대 이후 세계 경제가 7.5배 성장하는 동안 우리 경제는 40배 증가했다”며 “경제관료로 근무하면서 단순히 기술과 인력·자본 외에 이런 기적을 만들어낸 한민족만의 기질이 무엇일까를 고민했고 답을 찾았다”며 책을 낸 이유를 설명했다. 그가 찾은 해답은 ‘끈질긴 생존본능’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는 기질’ ‘집단의지’ ‘개척정신’을 특징으로 하는 기마민족의 기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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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에는 지난 10여년간 한국인의 원류(源流)와 북방제국의 역사에 숨은 연결고리를 집요하게 파헤친 결과가 고스란히 담겼다. 수많은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한 경제관료의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대한민국이 어떻게 ‘한강의 기적’을 일궈냈는지 분석한 다음 ‘흉노-선비-돌궐-몽골-여진’으로 이어지는 기마민족과 한민족의 친연성을 밝힌다. “왕건은 발해 왕가와 인척으로 연결된다” “주몽에서 대조영으로 뻗어 나가는 ‘왕가 계보’에서 몽골의 칭기즈칸은 대조영의 19대손이다” 등 다소 논쟁적인 주장을 탄탄한 자료와 근거를 바탕으로 설득력 있게 펼쳐낸다. 책의 하이라이트인 2부에서는 기마군단의 역사가 전개된 유라시아 대초원과 실크로드, 만주 대륙의 현장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기마민족과 한민족이 공유한 문화적 연결고리를 각종 유물·유적·풍습 등의 시각 자료로 입증하면서 책은 ‘단군신화’에 집착하고 안주해온 기존 사학계의 갇힌 시각에서 벗어나 한민족의 정체성을 추적할 수 있는 학문적 토대를 마련한다. 그는 저서에서 ‘한민족은 단일민족이라는 이름으로 미화할 대상이 아니며 그럴 이유도 없다. 광활한 유라시아 지역에서 오랜 기간 삶을 영위했던 기마 유목민의 면면한 DNA가 오늘날 한국인에게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부정할 필요도, 부정할 수도 없다’고 결론 낸다.

김 전 위원장은 내우외환에 처한 우리 경제의 해법도 기마민족의 기질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이었던 ‘과부채’ 문제가 아직도 해소되지 않은데다 미중 무역분쟁도 장기화할 공산이 커 현재의 경제 침체는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교본 없이 살아남는 한민족의 기마민족적 기질이 발휘돼야 현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교류가 활성화하면 한반도는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전 세계 생산기지의 정중앙에 위치해 있다는 굉장한 지정학적 우위를 점하게 된다”며 “이런 위치적 이점에 기마민족의 기질이 결합하면 과거 초원을 누비며 세계를 호령했던 기마민족처럼 글로벌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이 유라시아 대륙 현장을 누비며 한민족의 기원, 고대사를 찾아 나선 생생한 이야기는 서울경제신문의 지면을 통해 다음주 수요일(12월19일)자부터 4주마다 한 번씩 자세하게 소개된다. /김능현·나윤석기자 nhkimchn@sedaily.com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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