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백브리핑] 이집트 "안전용 노란 조끼, 내년 1월 말까지 팔지말라"

‘노란 조끼’를 입은 시위대가 지난달 24일 프랑스 파리 개선문 앞에 모여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 /파리=AP연합뉴스‘노란 조끼’를 입은 시위대가 지난달 24일 프랑스 파리 개선문 앞에 모여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 /파리=AP연합뉴스



이집트 정부가 내년 1월 말까지 안전용 ‘노란 조끼’ 판매를 사실상 금지했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최근 이집트 정부는 경찰의 사전 승인을 받은 검증된 업체에 한해 노란 조끼 도매를 허용하고 개인 고객에게는 아예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판매규제를 시작했다. 경찰의 허가 없이 노란 조끼를 유통하거나 구매할 경우 처벌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 당국은 이번 주 카이로에서 산업안전용품 수입업자 및 도매업자들과 회의를 열어 이런 지침을 이미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 카이로의 한 소매상은 “며칠 전 경찰이 와서 우리에게 노란 조끼 판매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며 “이유를 붇자 경찰은 ‘지시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고만 답했다”고 말했다.

익명의 이집트 보안관리들에 따르면 노란 조끼 판매제한은 내년 1월 말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백브리핑


■‘노란조끼’ 판매금지령 왜

‘아랍의 봄’ 8주년 기념일 앞두고

반정부 시위 우려…사전차단 목적




이집트 정부가 안전용 노란 조끼 판매를 금지하고 나선 것은 내년 1월 ‘아랍의 봄’ 8주년을 앞두고 최근 프랑스에서 발생한 노란 조끼 시위를 모방한 대규모 반정부시위가 벌어지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노란 조끼는 지난달 중순부터 프랑스에서 이어져 온 시위의 상징물로 시위대의 요구가 유류세 인상 반대를 넘어 불평등 해소와 정권 반대까지 확산되면서 네덜란드와 벨기에 등 다른 국가에서도 노란 조끼를 입은 유사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이집트의 인접국인 튀니지까지 노란 조끼 시위가 번졌다.

이에 이집트의 압둘팟타흐 시시 정권도 내년 아랍의 봄 기념일(1월25일)을 앞두고 대규모 반정부시위 발발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몇년간 이집트에서는 기념일 당일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다.

아랍의 봄은 지난 2011년 중동을 휩쓴 민주화운동이다. 이집트에서는 당시 30년간 집권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물러났으나 이후 군부가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뒤 민주화 세력과 무슬람형제단 등 반대 진영에 대한 탄압이 이어지고 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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