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상 등 정부 정책에 항의하는 ‘노란 조끼’ 시위대가 8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전역에서 대규모 집회를 연다. 프랑스 정부는 경찰력을 이전 시위 때보다 대폭 증원하는 등 철저한 대비에 나섰다.
영국 BBC에 따르면 프랑스 내무부 관계자는 AFP통신을 통해 이번 시위에서 극우파와 극좌파 모두 파리에 집결할 계획이기 때문에 ‘심각한 소요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시위는 지난달 17일 프랑스 전역에서 30만명이 참여했던 1차 집회 규모를 능가할 전망이다.
파리 경시청에 따르면 경찰은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상점과 음식점에 공문을 보내 당일 영업을 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파리 최대 번화가인 샹젤리제 거리 대로변의 상점들은 야외 테이블과 의자를 모두 치우고 시위대의 투석과 파손행위에 대비해 유리창을 보호할 대책을 강구하라는 경시청 명의의 공문을 받았다.
오페라 가르니에, 오페라 바스티유 등 파리 중심가의 주요 공연장도 시위 격화 우려에 이날 하루 공연 스케줄을 모두 취소하고 환불 조치했다.
경기장도 잠시 문을 닫는다. 8일 오후 4시 파리생제르맹(PSG)의 홈구장인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PSG와 몽펠리에의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경기도 경찰의 요청에 따라 연기됐다. 프랑스 전역에서 ‘노란 조끼’ 집회로 예상되는 안전 문제로 취소된 프로축구 경기는 네 경기 이상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5일 시위 사태의 촉발 원인인 유류세 인상 계획을 폐기하겠다고 밝혔지만 여론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상태다. 시위는 물가 상승을 비롯한 현 정부 정책 전반에 대한 불만 표출로까지 이어지면서 ‘마크롱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커지고 있다.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이날 집회에 대비해 프랑스 전역에 8만9천여명의 경찰력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6만5천여명이 동원된 지난 주말 시위 때보다 경찰력을 강화한 것이다. 특히 시위대의 화염병 공격으로 다수의 차량이 불에 타는 등 격렬한 시위가 벌어진 파리에는 경찰 8천여명과 함께 장갑차 10여대가 투입될 예정이다. 프랑스 도심의 시위 현장에 장갑차가 투입되는 것은 2005년 이후 처음이라고 AP는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