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국민연금 기금수익률 높이는 고민은 왜 안하나

보건복지부가 14일 ‘제4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을 발표했다. 모두 네 가지 국민연금 개편안을 내놓았는데 보험료율을 최대 13%까지 인상해 조금 더 내는 대신 소득대체율을 45∼50%로 올려 노후소득을 좀 더 보장해주자는 것이 골자다. 특히 2안은 기초연금을 40만원으로 올려 소득대체율을 40%에 맞추는 안으로 보험료 인상 대신 재정 동원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노후소득 보장을 강화하려면 다양한 공적연금제도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하지만 재정 건전성을 해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그럼에도 현재보다 더 내고 더 받는 구조인 이번 개편안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보험료 인상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의식해 보험료 인상을 최소화하려 한 정부의 고민도 엿보인다. 더 내고 제대로 받는 방식으로 바꾸는 정공법만이 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는 길이다. 국민 입장에서는 덜 내고 더 받으면 좋겠지만 그런 마법은 없다. 무엇보다 저출산·고령화, 경제성장률 둔화 등으로 기금 고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국민연금제도 개편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8월17일 발표된 국민연금 제4차 재정계산에 따르면 현재대로 유지할 경우 2042년에 국민연금이 적자로 돌아서고 2057년에는 적립기금이 소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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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개편안 중 어느 안이 채택되더라도 국민연금 고갈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제도 손질과 함께 기금수익률 제고 노력이 뒤따라야 하는 이유다.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회의 추계에 따르면 기금운용 수익률이 0.1%포인트 오르면 연금고갈 시점을 1년 늦출 수 있다. 자산운용 업계에서는 ‘1%포인트=5년’으로 추산하고 있다. 기금운용 수익률만 올려도 기금 고갈을 막고 보험료 인상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회적 책임투자 확대 등을 압박하는 정부의 기금운용에 대한 간섭을 줄이는 게 급선무다. 본사가 전주인 관계로 빚어지는 인력이탈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지난해 3월 기금운용본부가 전주로 이전하자 2015년 10명이었던 퇴사자가 27명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해외투자가의 본부 방문자 수도 절반으로 감소했다. 운용본부의 서울 이전 등을 통해 우수인력 확보를 위한 기반을 조속히 마련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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