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에너지장관을 겸임하는 사드 알카비 국영에너지사 카타르페트롤리엄(QP) 최고경영자(CEO)는 16일(현지시간) 도하에서 열린 포럼에 참석해 “카타르의 주요 목표는 텍사스에 있는 수십억달러 규모의 골든패스 LNG터미널을 되살리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QP는 골든패스 LNG프로젝트 지분 70%를 보유하며 미 엑손모빌과 코노코필립스가 나머지 지분을 양분하고 있다.
QP는 이 밖에도 이날 이탈리아 에니(ENI)가 보유한 멕시코 해상유전 3곳의 지분 35%를 매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QP는 이 유전에서 내년 중반부터 원유를 생산하면 오는 2021년까지 산유량을 하루 최대 9만배럴 증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알카비 장관은 “480만배럴에 달하는 하루 산유량이 5년 뒤에는 650만배럴로 급증할 것”이라면서 “LNG 생산량도 연간 1,600만톤씩 증가해 5년 안에 1억1,000만톤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규모 투자 추진 왜?
사우디 주도 OPEC내 영향력 줄어
중동서 고립 타개 위해 ‘돈풀기’
카타르가 미국 에너지 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는 것은 중동 내 고립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군 1만1,000명이 주둔하는 공군기지를 보유하며 군사적 밀월을 이어온 카타르가 미국과 경제적으로도 긴밀한 관계를 형성해 중동 강국들의 압박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이다.
카타르는 지난해 6월 ‘이슬람국가(IS)’ 지원 혐의로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바레인·이집트로부터 단교 조치를 당했다. 이후 사우디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 영향력마저 급격히 약화한 카타르는 내년 1월1일자로 OPEC를 탈퇴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단교 조치를 당한 카타르가 자국의 생존을 돕기 위한 국제적 연대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카타르는 사우디가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의혹에 휩싸인 것을 국제사회에서 존재감을 회복하는 계기로 삼으려 하고 있다. FT는 “카슈끄지 사망 이후 국제사회가 사우디에 강력한 압력을 행사하는 가운데 카타르는 자국이 세계 경제 부흥과 반(反)테러리즘을 위한 중요한 재정 지원자라는 점을 국제사회에 각인시키려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