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시그널] LG유플러스 “내년 상반기 케이블TV 인수 여부 결정”…구광모 체제 첫 대형 M&A에 신중모드

하현회 부회장 M&A 관련 첫 공식 입장 밝혀

첫 인수합병이란 점에서 모든 경우의 수 검토

공식 발표시 통신사 M&A 트리거 역할 할 듯

구광모 LG회장구광모 LG회장



LG유플러스(032640)가 내년 상반기 중 케이블TV 인수합병(M&A) 계획을 확정해 발표한다. 당초 올해 안에 CJ헬로를 인수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구광모 회장 체제 출범 이후 LG의 첫 대형 M&A라는 점에서 충분한 검토를 거친 후 결정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19일 서울 용산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케이블TV 인수합병에 대해) 현재 특정업체를 국한하지 않고 인수 규모와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내년 상반기 중에 인수합병 여부를 확정해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가 공식적으로 M&A 계획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LG유플러스 관계자들은 케이블TV의 M&A 여부에 대해 “명확히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 부회장의 발언이 잠재적 인수 대상으로 거론되는 CJ헬로 인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이동통신업계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를 완료하면 지난 20여년간 유지된 5(SK텔레콤(017670)):3(KT(030200)):2(LG유플러스) 가입자 비율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KT(30.86%)에 이어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2위 사업자(24.43%)로 단숨에 올라서게 되는데 케이블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통신-방송 결합상품’ 판매 등으로 통신 가입자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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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첫 대규모 M&A라는 점은 부담스럽다. LG그룹 소식에 정통한 인사는 “구 회장 취임 이후 첫 M&A로 실적이 좋지 않을 경우 직원과 언론의 평가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그룹 차원에서 모든 경우의 수를 열어두고 꼼꼼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19일 기자 간담회에서 케이블TV M&A 관련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19일 기자 간담회에서 케이블TV M&A 관련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LG유플러스가 M&A를 결정하면 KT와 SK텔레콤 등 경쟁사들의 움직임도 바빠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1위인 KT는 1위 수성을 위해, SK브로드밴드(13.97%)는 2위 유지를 위해 딜라이브, 티브로드, 현대HCN 등 다른 케이블 TV업체 인수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KT는 유료방송시장 압도적 1위 사업자로, SK텔레콤은 공정위의 불허로 CJ헬로 인수에 실패한 만큼 유료방송 M&A 시장에 뛰어들 명분이 없었다. 하지만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로 케이블 업계 점유율과 판도가 바뀔 경우 두 사업자도 M&A 매물을 찾아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유료방송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 통신사와 케이블TV가 M&A를 내심 원하는 상황에서 LG유플러스의 케이블TV 인수는 다른 사업자들이 M&A 시장에 뛰어드는 트리거(방아쇠)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LG유플러스는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전일 종가대비 2.64% 오른 1만 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 부회장이 케이블TV 업체 M&A 계획 뿐 아니라 5세대 이동통신(5G) 성장 전략을 발표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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