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소프트뱅크 '체면 구긴 데뷔전'

日최대·글로벌 2위 IPO규모 불구

도쿄 증시 상장 첫날부터 15% 뚝

요금압박·화웨이 사태 등 악재탓

미야우치 겐 소프트뱅크 최고경영자(CEO)/도쿄=EPA연합뉴스미야우치 겐 소프트뱅크 최고경영자(CEO)/도쿄=EPA연합뉴스



일본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로 주목받았던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증시 상장 첫날 주가 폭락으로 뼈아픈 데뷔전을 치렀다.

1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도쿄증시 1부에 상장돼 거래가 시작된 소프트뱅크는 개장 5분 만에 1,344엔으로 떨어지며 공모가인 1,500엔을 10.4% 밑돌다가 공모가보다 15%나 추락한 1,282엔으로 마감했다. 235억달러(약 26조4,587억원) 규모로 진행된 소프트뱅크 IPO는 일본 역대 최대이자 전 세계에서도 중국 최대 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그룹에 이은 2위 규모로 일찌감치 시장의 이목을 끌었으나 첫날 주가폭락으로 체면을 제대로 구겼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번 IPO의 주간사를 맡은 현지 증권사의 한 간부는 “주가가 부끄럽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소프트뱅크 주가가 상장 첫날 실망스러운 움직임을 보인 데 대해 일본 정부에서 추진하는 통신요금 인하 정책과 중국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 문제 등 악재가 겹친 것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 압박이 커 성장 전망에 대해서도 투자자들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일본 1·2위 이통사인 NTT도코모와 KDDI는 내년 최대 40%의 통신요금 인하계획을 발표했고 일본 전자상거래 업체 라쿠텐 역시 저렴한 요금을 내세우며 이동통신 업계 진출을 예고해 출혈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발생한 대규모 통신장애도 주가하락의 요인이 됐다. 게다가 회사 측이 기존 화웨이 4G 네트워크 장비를 에릭손과 노키아 등 타사 하드웨어로 대체하기로 하면서 막대한 비용과 수년의 시간이 투입돼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 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공모가가 너무 높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소프트뱅크의 주가수익비율(PER)은 공모가 기준으로 16배에 달해 경쟁사인 NTT도코모(13배)나 KDDI(10배)보다 훨씬 높다. 한 외국계 증권사 트레이더는 “비싼 소프트뱅크 주식을 팔고 저렴한 동종업계 주식을 매입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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