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단독] 삼성SDI, 中 시안 법인 지분 15% 추가 인수 검토

'中 전기차 보조금 폐지' 대비

투자 늘려 배터리 주도권 확보

2115A13 전기차 배터리 글로벌 시장 점유율



삼성SDI(006400)가 중국 시안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법인 ‘삼성환신동력전지(삼성환신)’ 지분 15%를 추가 인수한다. 오는 2020년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대비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투자를 늘리고 있는 만큼 삼성SDI 또한 합작법인의 경영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20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 8월부터 중국 시안의 생산법인 지분 15%를 추가 인수하기 위해 부동산 투자 업체인 시안고과그룹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삼성환신의 지분은 삼성SDI가 50%, 중국의 안경환신그룹과 시안고과가 총 50%를 보유하고 있다. 법인 설립 당시 외자 지분 한도인 50%에 묶였으나 지난해부터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의 지분 한도가 폐지됐다.

삼성SDI가 추가 매입하는 지분 15%의 가치는 2억5,100만위안(약 41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최근 회사채 발행으로 실탄은 충분히 확보됐다. 삼성SDI는 올 9월 4,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했으나 공모 금액의 3배를 넘어선 1조2,500억원이 몰리자 5,900억원으로 발행 규모를 늘렸다. 다만 삼성SDI 관계자는 “시안 법인의 추가 인수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삼성SDI의 시안 법인 지분 추가 인수는 전기차 배터리 2공장 건설을 추진 중인 상황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시안에서의 생산량이 늘고 매출 비중이 확대되는 만큼 경영권 또한 강화돼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 외신에 따르면 삼성SDI는 시안에 배터리 2공장 건설을 위해 약 1조원 규모의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가 확정되면 현재 전기차 3만대분에 불과한 시안 공장의 배터리 생산규모는 약 40만대분까지 늘어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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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는 톈진 법인에 대한 지분도 추가 확보하면서 중국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 3·4분기 톈진 법인에 약 2,313억원을 출자해 지분율을 50%대에서 80%까지 높였다. 톈진 법인은 전동공구·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21700규격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한다. 원통형 배터리는 최근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중심으로도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중국에 대한 투자를 경쟁적으로 늘리면서 삼성SDI 역시 주도권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2월부터 최대 주행거리가 긴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자 에너지 밀도가 높은 배터리를 생산하는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경쟁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2020년부터는 보조금이 완전히 폐지돼 국내 업체들이 중국 업체들과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게 됐다.

이에 LG화학은 최근 중국 난징에 2조원을 들여 제2공장을 세우기로 했고 SK이노베이션도 창저우에 전기차 15만대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SK㈜는 지난달 중국 내 동박 생산 1위 업체인 왓슨의 지분 약 30%를 인수하기도 했다. 동박은 전기차 배터리의 필수 부품이다.


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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