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美국방장관 대행에 '보잉맨' 섀너핸

매티스 서한에 격분한 트럼프

예상보다 두달앞서 전격 교체

'시리아 미군 철수' 행정명령 서명

국방장관 대행으로 지명된 패트릭 섀너핸 부장관 /워싱턴DC=AP연합뉴스국방장관 대행으로 지명된 패트릭 섀너핸 부장관 /워싱턴DC=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비판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사임 서한에 격분해 예정된 시점보다 두 달이나 앞당겨 그를 퇴임시키기로 했다. 당장 내년부터 공석이 될 국방장관 대행에는 패트릭 섀너핸 부장관이 지명돼 미국 안보의 심장부로 불리는 펜타곤을 민간 군수업체인 보잉사 출신이 장악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매우 재능있는 섀너핸 부장관이 내년 1월1일부터 국방장관 대행을 맡는다는 것을 알리게 돼 기쁘다”며 “그는 훌륭할 것”이라고 밝혔다. 섀너핸은 장관 대행으로 상원 인준을 받을 필요가 없다.


이는 애초에 내년 2월 말로 예정됐던 매티스 장관의 퇴임을 두 달 앞당긴 것이다.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매티스 장관의 사퇴에 관한 많은 보도에 화가 나 당초 계획보다 일찍 그에게 떠날 것을 강요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동맹과의 상의를 거치지 않은 시리아 철군 결정, 중국·러시아 등에 대한 견제 실패를 비판한 매티스의 서한이 부정적 언론보도로 이어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격분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티스 장관에게 조기 교체를 직접 통보하지 않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통해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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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티스 장관의 자리를 메울 섀너핸 대행은 시애틀 워싱턴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매사추세츠공대(MIT) 대학원을 졸업한 뒤 지난 1986년부터 보잉사에서 30여년 동안 근무한 ‘보잉맨’ 출신이다. 보잉의 제조공정과 공급망 담당 부사장이던 그가 지난해 7월 국방부 부장관으로 발탁됐을 당시 상원 인준청문회에서는 국방 및 외교 문제에 대한 경험부족이 적잖은 논란이 된 바 있다. 미 언론들은 그의 대행 지명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펜타곤에 대한 보잉사의 영향력이 점점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데니스 뮬런버그 보잉 최고경영자(CEO)와 최근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으로 사용될 39억달러 규모의 신형 항공기 거래를 직접 벌이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예고대로 미 행정부는 이날 시리아에 주둔하는 미군 부대의 철수 명령에 서명했다. 이로써 시리아 주둔 미군은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시절인 2015년 말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를 목적으로 파병된 지 3년 만에 귀환하게 됐다.

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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