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폭염에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물가 당국의 골치를 썩였던 배추와 무가 겨울을 맞아 이번엔 생산량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비상이 걸렸다. 27일 농림축산식품부는 배추·무 가격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겨울철 수급 불안 발생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해 수급 안정 대책을 마련해 선제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최근 월동 배추·무 생산량 증가로 공급량이 많아 가격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추는 가을배추 남은 물량이 8만1,000t에 달해 평년 6만3,000t보다 1만8,000t이나 많고, 지난달부터는 날씨가 좋아 월동배추 생산량도 평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배추 도매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배추 도매가격은 포기당(상품 기준) 지난달 하순 1,598원에서 이달 상순 1천438원, 이달 중순 1,184원, 이달 하순 1,027원까지 떨어졌다.
농식품부는 “가을배추는 보통 12월 말까지 출하가 마무리돼야 하지만, 최근 가격 약세로 1월까지 출하가 밀릴 가능성이 크다”며 “와중에 월동배추와 출하가 겹치면 가격이 더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무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가을무는 이달 말까지 출하되지만, 내년 5월 하순까지 나오는 월동무 재배 면적이 평년보다 13.3%나 크게 늘어나 생산량이 6.1%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무 가격은 지난달 하순 개당(상품 기준) 572원에서 이달 중순 781원까지 올랐지만, 이달 하순 들어서 752원으로 하락세로 전환됐다. 농식품부는 이에 배추·무 산지·시장 상황과 수급 여건에 따라 공급량을 조절할 계획이다. 배추는 채소 가격 안정제를 통해 8,000t을 출하 정지하고, 전남 해남에서 9,000t을 자체 산지 폐기한다. 산지 유통인이 2,000t을 자율적으로 감축하는 방안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이를 통해 배추 1만9,000t을 시장에서 격리한다는 방침이다.
무는 다음 달 초과 공급 예상량 9,000t을 대상으로 제주도가 7,000t을 자율 감축하고, 2,0000t은 수출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농식품부는 “과잉물량을 시장에서 격리하고, 계약재배 물량을 활용해 출하처와 출하 시기를 탄력적으로 분산해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락하는 것을 막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서영 인턴기자 beatri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