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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름가을겨울' 전태관 하늘로] 대중음악 자존심 세우고…계절처럼 떠나다

신장암 투병 끝 56세로 별세

밴드 봄여름가을겨울의 드럼·퍼커션인 전태관이 지난 27일 별세했다. 향년 56세./봄여름가을겨울 블로그 캡처밴드 봄여름가을겨울의 드럼·퍼커션인 전태관이 지난 27일 별세했다. 향년 56세./봄여름가을겨울 블로그 캡처



장수하는 밴드가 많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기념비적인 밴드 ‘봄여름가을겨울’의 드러머 전태관이 6년간의 암 투병 끝에 지난 27일 별세했다. 향년 56세.

봄여름가을겨울의 멤버 김종진은 28일 블로그를 통해 “여러분께 가슴 아픈 소식을 알려드린다. 27일 밤 드러머 전태관군이 세상을 떠났다”며 “전태관군은 6년간 신장암 투병을 이어왔지만 오랜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지난밤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고 밝혔다. 김종진은 이어 “전태관군의 이름 앞에 붙었던 수식어는 ‘한국 대중음악의 자존심(Pride of K-Pop)’이었으며 여기에 과장은 없었다”며 “음악인으로서뿐만 아니라 부드러운 인품을 겸비한 전태관군은 한국 음악 역사상 뮤지션과 대중으로부터 동시에 가장 큰 존경과 사랑을 받았던 드러머였다”고 추모했다.


1962년생인 고인은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1986년 김현식의 백밴드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로 음악 인생을 시작했다. 1987년 밴드가 와해된 뒤 ‘조용필과 위대한탄생’에서 객원 세션(퍼커션)으로 활동하다 1988년 봄여름가을겨울 1집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 봐’로 데뷔해 한국 밴드사에 한 획을 그었다. 특히 2002년 발표한 7집 ‘브라보, 마이 라이프!(Bravo, My Life!)’는 ‘밴드는 10년을 넘기 어렵다’는 징크스를 깨고 외환위기 후유증을 겪는 사람들에게 희망가가 됐다. 김종진은 “그는 생전에 드러머로서 얻을 수 있는 모든 영예를 누렸다”며 “연주곡 ‘항상 기뻐하는 사람들’로 혜성같이 나타나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 봐’ ‘어떤 이의 꿈’ ‘10년 전의 일기를 꺼내어’ ‘아웃사이더’ ‘브라보 마이 라이프’ 등 팬들의 가슴을 울리는 명곡들을 차트에 남겼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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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태관은 2012년 신장암으로 한쪽 신장을 떼어내는 수술을 받으며 투병생활을 했다. 이후 암세포가 어깨뼈와 뇌·두피·척추·골반까지 전이돼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올 4월에는 부인이 암 투병으로 먼저 세상을 떠나 상심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1월 ‘제27회 하이원 서울가요대상’에서 심사위원특별상 수상자로 무대에 올랐던 게 공식 석상에서의 사실상 마지막 모습이 됐다. 최근 동료 멤버 김종진은 후배들과 ‘친구와 우정을 지키는 방법’이라는 봄여름가을겨울 데뷔 30주년 헌정음반을 내기도 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31일 오전9시다.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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