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올해의 책-인문-비커밍] 美 첫 '흑인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의 자서전

■미셸 오바마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미셸 오바마의 자서전 ‘비커밍(BECOMING)’은 출간 전부터 역대 미국 대통령이나 영부인이 펴낸 자서전 중 사상 최고액(약 730억원)에 판권이 팔려 화제가 됐다. 지난달 발매 후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31개 언어로 번역돼 출간 당시 하루 동안 미 대륙에서만 72만부가 팔려나가는 기록을 세운 이후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한 소녀가 여성, 엄마, 퍼스트레이디로 거듭나면서 인생을 알아나가는 성장 스토리에는 그녀의 치열한 삶의 기록이 고스란히 담겼다. 시카고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수많은 배척과 질투, 뿌리 깊은 두려움을 물리치고 세계 여성들의 롤모델이자 희망과 가능성의 아이콘이 된 저자의 드라마틱한 인생 역정이 그려진다. 워싱턴포스트는 서평을 통해 “자신의 삶에 행운이 제법 따라줬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그가 겪은 어려움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균형감각이 놀랍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가난한 집안의 흑인 여성이었지만 미셸은 늘 스스로 판단하게 하고 의견을 존중해주었던 엄마, 다발성경화증이라는 불치병에도 불구하고 의연한 삶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준 아빠, 재능을 활짝 꽃피운 믿음직한 오빠 아래에서 단단하게 성장했다. 특유의 성실함과 승리욕으로 우등생으로 자라 일류 법률 회사인 시들리 앤드 오스틴에 변호사로 취직했고 그곳에서 버락 오바마를 만났다. 버락과의 사내 연애와 결혼, 그리고 임신에 얽힌 말 못 할 이야기까지 저자는 이제까지 한 번도 공개한 적이 없었던 이야기들을 털어놓는다. 이후 버락이 뜻밖에 정치적 인기를 얻고 결국 대통령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 후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최대한 활용해 세상을 조금씩 움직여나가며 단지 퍼스트레이디라는 아름다운 꽃으로 남지 않았던 미셸의 생생한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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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무언가가 된다’는 뜻의 ‘비커밍’인 만큼 책 구성도 ‘내가 되다’, ‘우리가 되다’, ‘그 이상이 되다’ 순으로 이어진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내게 무언가가 된다는 것은 어딘가에 다다르거나 어떤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대신 그것은 앞으로 나아가는 움직임, 진화하는 방법, 더 나은 자신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과정이다. 그 여정에는 끝이 없다”고. 대선 출마에는 생각이 없다고 확실히 선을 그었지만 그녀의 여정 다음 수순이 ‘대통령’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많은 만큼 그녀의 다음 행보에도 눈길이 쏠린다.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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