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내전 승기 잡은 시리아의 아사드, 국제 무대 본격 등장하나

시리아 주재 아랍에미리트(UAE) 대사관이 시리아 내전으로 철수한 지 7년 만인 27일(현지시간) 다시 문을 연 가운데 한 남자가 다마스쿠스에 있는 UAE 대사관 표지판 문양을 깨끗하게 다듬고 있다./다마스쿠스=신화연합뉴스시리아 주재 아랍에미리트(UAE) 대사관이 시리아 내전으로 철수한 지 7년 만인 27일(현지시간) 다시 문을 연 가운데 한 남자가 다마스쿠스에 있는 UAE 대사관 표지판 문양을 깨끗하게 다듬고 있다./다마스쿠스=신화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시리아 철군 결정 이후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활동을 강화하며 국제사회에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아직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의 지탄을 받고 있지만 중동 국가들이 시리아를 아랍연맹에 복귀 시키는 것을 검토하는 등 아사드 정권의 부활을 돕고 있는 모양세다. 특히 터키와 이란을 견제하려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 국가들과 외교 고립을 피하려는 아사드 정권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아사드의 국제사회 복귀는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은 바레인이 시리아 내 자국 대사관을 열겠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바레인은 ‘아랍의 봄’ 민중봉기가 일어난 다음 해인 2012년 3월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있는 대사관을 폐쇄하고 외교관들을 철수시켰다.

앞서 전일 아랍에미리트(UAE)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대사관을 열었다. UAE 외무부도 대사 대리가 이날 근무를 시작했다고 확인했다.

지난 2011년 ‘아랍의 봄’ 민중봉기가 일어나면서 공관을 철수했던 UAE는 이듬해 반정부 시위가 내전으로 격화되자 다른 걸프협력회의(GCC) 국가와 마찬가지로 시리아와 외교 관계를 단절했다.

하지만 오랜 내전 끝에 아사드 정권이 승리하자 결국 UAE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대사관을 재가동 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반군을 지원한 수니파 걸프 아랍국이 공관을 재가동한 것은 아사드 정권의 ‘외교 정상화’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왼쪽)이  다마스쿠스 공항에 직접 나가 시리아를 방문한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다./EPA연합뉴스지난 16일(현지시간)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왼쪽)이 다마스쿠스 공항에 직접 나가 시리아를 방문한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다./EPA연합뉴스


UAE 뿐 아니라 내전 후 아랍연맹(AL) 회원국 정상 중 처음으로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이 지난 16일 다마스쿠스를 방문했고, 지난 10월에는 아사드 대통령이 내전 후 걸프 지역 매체로는 처음으로 쿠웨이트 일간지와 인터뷰를 하는 등 외교 전면에 나서고 있다.


당시 인터뷰에서 아사드 대통령은 “아랍국가들과 관계 정상화에 관해 ‘중요한 양해’를 이뤄냈다”며 아랍국과의 외교 관계 정상화가 상당 부분 진전됐다는 것을 암시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아랍국뿐만 아니라 서방 대표단도 공관 재가동을 위해 방문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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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난 4일에는 다마스쿠스를 방문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면담을 하고, 지난 주에는 알리 맘루크 국가정보국장을 이집트로 공식 파견하는 등 외교 활동의 폭을 넓히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 2011년 시리아의 회원 자격을 박탈했던 아랍연맹도 미국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시리아의 회원국 자격 복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4일 아랍연맹의 호삼 자키 사무부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아직 이 문제(시리아 복귀)에 공감대가 형성되진 않았지만 아랍 연맹의 입장이 바뀔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라고 말하는 등 시리아의 회원국 자격 복구 가능성을 열어뒀다.

내전 기간 동안 적대시 했던 아사드 정권에 주변국들이 손을 내미는 것은 미국이 아사드 정권의 축출을 사실상 포기하고 철군을 결정하는 등 내전이 아사드 정권의 승리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전으로 황폐화 된 시리아의 재건과정에 유리한 입지를 선점해 주도권을 장악하고, 아랍국 입장에서 눈에 가시인 이란을 견제할 수 있다는 점도 이들을 시리아로 끌어들이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UAE 외무부는 시리아에 대사관을 열면서 “시리아의 주권과 독립을 지지하고 아랍 ·시리아 문제에 대한 역내 간섭 위험에 맞서고자 관계 정상화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UAE 정부가 ‘아랍·시리아 문제에 대한 역내 간섭’을 적시한 것은 이란 등을 의식해 관계 정상화를 결정했다는 뜻으로 분석되고 있다.

바레인 외무부는 역시 이날 “대사관 재가동은 시리아와 관계 지속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것”이라며 시리아 독립을 유지하고 시리아 내정의 ‘간섭 위험’을 막기 위한 아랍권의 역할을 강조했다. AP는 바레인 외무부의 발표가 시리아에서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의 영향력 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고 분석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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