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경기둔화에…시진핑, 성장률 대신 새 정책목표 제시하나

가디언 “중국 지도부, 새해 정책 결정 상의 어려움 마주했다”

“경제성장률 집착 대신 새로운 정책목표 제시 가능성”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29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신년 다과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이 지속하는 가운데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내년에 건국 70주년을 맞아 개방을 확대할 것임을 밝혔다./신화연합뉴스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29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신년 다과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이 지속하는 가운데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내년에 건국 70주년을 맞아 개방을 확대할 것임을 밝혔다./신화연합뉴스



2019년 새해에는 중국 지도부가 경기둔화와 불평등 문제로 인해 정책 결정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시됐다. 일부 소식통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중심으로 한 중국 지도부가 경제성장률을 가장 중요한 정책목표로 제시해온 데에서 벗어나 새로운 정책목표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30일(현지시간) 중국 전문가들을 인용,“경기둔화와 불평등은 중국의 정치지도자들에게 새로운 정책 우선순위를 강요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중국은 내년에 경기둔화, 미·중 무역 전쟁, 부채 문제뿐만 아니라 더 나은 환경, 노동, 건강보험 등 보다 넓은 대중의 요구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지도부가 내년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정책 결정상의 어려움과 마주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즉 부채를 감수하고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통해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전통적인 방식을 취할지, 아니면 고용불안과 사회불안 가능성을 안은 채로 금융 리스크를 줄이는 고통스러운 개혁을 택할지 갈림길에 서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사실 경제성장률 자체만 보면 중국 경제는 아직 양호하다. 내년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올해 6.6%보다 다소 낮은 6.3%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구체적인 지표를 놓고 보면 다른 평가가 나온다. 중국의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은 6.5%로, 분기별로 볼 때 2009년 1분기 이후 최저치다. 중국의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는 50으로 2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고, 세계 최대의 자동차 판매시장인 중국의 올해 자동차 판매는 1990년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올해 중국의 주가는 2006년 수준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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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둔화는 중국의 지도자들에게는 더욱 민감한 문제다. 중국에서 안정된 사회는 높은 경제성장률을 이끄는 정권의 능력에 대한 보상으로 여겨진다. 지난 9월 중국 당국이 언론에 경기침체, 미·중 무역 전쟁, ‘인민들의 삶의 어려움’에 대한 보도를 자제할 것을 주문한 이유다. 이런 보도가 잦아질수록 경기 둔화에 따른 사회 불안 요인이 커졌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소비자들의 세금 부담 완화, 구직 중인 젊은이들에 대한 보조금 지급, 정리해고 전인 기업에 대한 고용보험료 환불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들은 중국 경제가 품고 있는 분배의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엔 부족하다. 지난 30년 이상 중국의 부는 지방정부와 지방 엘리트들에게 독점됐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돈을 쓰는 대신 쥐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마이클 페티스 베이징대 광화관리학원 교수는 “중국의 문제를 해결하길 원한다면 그것은 간단하다. 부를 엘리트들로부터 대중으로 이전시키면 된다”면서 “하지만 부를 이전하는 것은 항상 어려운 문제다”고 말했다.

몇몇 분석가들은 중국 지도부가 내년에 약속했던 개혁을 이행하고 악성 부채를 줄이는 노력을 계속하면서 새로운 정책 목표를 우선적으로 제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폴슨 연구소의 다미엔 마 공동 설립자는 “지난 20∼30년간 중국 정부의 고정적인 목표였던 경제성장률이 더는 모든 차원의 목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 정부는 낮은 경제성장률에 대해 보다 관용적인 자세를 취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시진핑 집권기 동안 사회계약은 진화해 왔다”면서 “사회계약은 더는 성장이 아니다. 그것은 건강보험, 교육, 깨끗한 공기와 물, 삶의 질”이라고 강조했다. /이다원 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이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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