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첨단기술 연구 분야 10개 가운데 8개에서 미국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첨단 분야에서 중국의 위협적인 위상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근거가 제시됨에 따라 중국의 ‘기술굴기’를 견제하려는 미국의 압박이 한층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네덜란드 정보분석 기업 엘스비어와 공동으로 최첨단 분야의 국가별 연구개발 능력을 분석한 결과 중국이 총 30개 분야의 77%에 해당하는 23개 분야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미국을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31일 보도했다. 미국은 7개 분야에서 1위에 오르는 데 그쳤고 일본이 1위를 차지한 분야는 없었다.
점수는 주요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열람 횟수 등을 토대로 분야별 논문주목도를 국가별로 수치화한 것이다. 조사 대상 논문 총수는 약 1,720만 건으로 이 중 중국 논문 290만건, 미국 390만건, 일본 77만건 등이었다. 중국은 양적으로는 부족했지만 질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셈이다.
예를 들어 이번 조사에서 분야별로는 차세대 태양전지의 재료인 ‘페로브스카이트’가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으며 고속처리반도체와 관련한 ‘단원자층’ ‘나트륨이온전지’ ‘니켈·철산화물 촉매’ 등이 2~4위로 뒤를 이었다. 이들 1~4위 분야의 1위는 모두 중국이 휩쓸었다.
일본 정부의 과학기술·학술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중국의 연구비 예산은 45조엔(약 455조6,000억원)으로 10년 전보다 3.4배로 늘었다. 중국은 ‘중국제조 2025’라는 첨단산업 육성책을 내걸고 제조업 수준 향상에 힘을 쏟고 있다.
엘스비어 측은 “중국은 미국과 일본에 비해 실용화를 겨냥해 집중투자하고 있다”며 “전자기기나 전기자동차(EV)의 응용연구가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이 같은 분석 결과가 “첨단기술 분야에서 마찰 양상을 보이는 미중 간에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