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시그널] 민영화 스케줄 확인 '알짜 매물' 찾아야

[해외M&A에 기업생존 달렸다] <2>'포스트 차이나' 베트남

높은 성장률·박항서 효과 등 매력

'기회의 땅' 부상에 부실 매물 많아

현지 네트워크 활용·검증작업 필요

노사이슈·인허가 등 투자환경 달라

꼼꼼한 계약서 작성도 신경써야




2018년 경제성장률 7.08%, 인구 1억명, 대학 진학률 41%, 박항서 효과. 베트남은 국내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기회의 땅으로 불린다. SK(034730)·CJ(001040)·한화(000880)·미래에셋 등 대기업과 금융회사들이 투자했고 중견 기업과 부동산 투자자들의 진출도 늘고 있다. 다만 베트남 투자가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값싼 인건비와 상대적으로 높은 교육 수준 등 매력적인 시장임에는 틀림없지만 인수합병(M&A)에 나설 때는 성장성이 높은 건실한 매물을 찾아야 하고 한국과는 다른 투자환경을 고려해야 한다.

◇M&A 대상 옥석 가려야=1억명의 인구가 단일 언어를 사용하는 베트남은 내수시장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중국보다 인건비가 저렴하고 바다를 끼고 있어 수출을 위한 제조업 생산기지로도 적합하다. 베트남이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면서 많은 글로벌 기업이 베트남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자연스레 베트남 기업들의 가치가 뛰고 있으며 일부 부실 기업까지 M&A 매물로 나오고 있다.

삼일PwC에서 베트남 M&A 자문을 하는 이상규 부장은 “전 세계가 베트남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지만 정작 일정 규모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건실한 매물은 귀하다”며 “투자를 고려한다면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알짜 기업을 찾고 대상 회사를 면밀하게 검증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량 기업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베트남 정부의 민영화 스케줄을 잘 확인해야 한다. 이 부장은 “민영화를 추진 중인 기업들은 규모도 있고 사업내용도 명확해 M&A 시장에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베트남 정부는 재정적자 규모를 줄이기 위해 국영기업의 민영화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매각 대상 국영기업에 대한 민영화 스케줄과 기업공개(IPO) 계획 등을 개별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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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다른 환경도 ‘변수’=베트남은 외국자본을 유치해 경기 활성화를 추진하는 만큼 외국자본에 대해서도 우호적인 편이다. 그러나 법 체계, 노사 이슈, 인허가 문제, 토지 소유권의 부재 등 한국과는 다른 투자환경에 유의해야 한다. 베트남에서 M&A 자문을 하는 한 변호사는 “최근 베트남에서 M&A 관련 분쟁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현지 법이 국내법과 다른 만큼 현지 사정에 맞춰 꼼꼼하게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분쟁을 피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법률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한 M&A 계약 체결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한 국내 기업은 토지사용권과 프로젝트 권한 이전 계약을 맺고 대금을 현지 은행에 맡겼는데 기존 프로젝트 권리자와의 분쟁으로 계약 해지는 물론 돈마저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앞으로 베트남 노동시장의 변화 가능성도 예상된다. 이 부장은 “최근 노동법에 규정된 최저임금이 계속 오르는 추세로 출산휴가 등 노동자 권익보호 규정이 강화되고 있다”며 “현지 제조업체에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투자의 경우 더욱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베트남은 토지 소유권이 없기 때문에 토지사용권을 정부에서 받아야 한다. 외국투자법인은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는 있지만 이를 다시 임대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돼 있다.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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