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이 올해 헌법재판소 시무식에서 2018년 남북 관계에 ‘평화적’ 진전이 있었고 경제적 성과도 좋았다며 새해 희망의 불씨를 더 지피자고 주장했다. 공권력에 의한 억압에도 맞설 뜻을 밝혀 올 한 해 헌법재판소의 진보적 색채가 더 뚜렷해질 것임을 암시했다.
유 헌재소장은 2일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 대강당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2018년 한 해에 우리는 어려운 가운데에도 언제나 희망이 있다는 것을 봤다”며 “어떻게 물꼬를 터야 할 것인지 짐작하기 어려웠던 남북관계가 ‘평화’라는 방향으로 힘차게 전진하는 것을 체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무역량은 사상 최초로 1조 달러를 달성했고 수출 역시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6,000억 달러를 넘어섰다”며 “곳곳에 깃드는 평화와 누구나 누릴 수 있는 풍요, 세대를 불문하고 가질 수 있는 미래에 대한 밝은 기대를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 또 “그 희망의 길에 헌법재판소도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현직 헌재소장 지위에서 문재인 정부의 국정 철학과 정책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유 헌재소장은 또 “4월 11일이 되면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임시헌장을 제정하고 내각을 구성한 지 100년”이라며 “헌법재판소는 인권을 보장하고 헌법을 수호하는 책무를 맡은 국가기관으로서 우리 헌법정신이 이 땅에 한층 더 강력하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올해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국민 어느 한 분이라도 공권력에 의한 억압이나 차별로 고통 받으실 때, 헌법재판소가 그 고통을 덜어드리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