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통계 전쟁’ 불렀던 가계동향조사, 이달부터 개편 실시

1년만에 소득·지출조사 다시 통합 실시

이달부터 7,200가구 대상 가계부 조사

총선 이후 2020년 5월부터 분기별 공표

통계청이 지난해 ‘정치 통계’ 논란을 빚었던 가계동향조사를 전면 개편해 이달부터 시행한다. 분리했던 소득·지출 부문을 1년 만에 다시 합치고 표본과 조사 방식도 모두 바꾼다. 새 통합 통계는 총선 이후인 2020년 5월부터 분기별로 공개한다.

/자료=통계청/자료=통계청



2일 통계청은 이달부터 전국 7,200여 표본가구를 대상으로 가계동향조사를 매달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부터 소득·지출 부문 조사를 다시 합치고 서로 다른 표본과 조사 방식도 통합하기로 했다. 가계동향조사만을 위해 따로 뽑은 전용표본을 사용하고 조사방법도 선정된 가구가 매달 발생하는 수입·지출 내역 등을 가계부에 직접 적어내는 방식으로 통일한다.

통계청은 지난해 가계지출과 소득을 나눠 따로 조사·발표했다. 가계지출 통계는 1만2,000가구 전용표본을 대상으로 가계부를 조사한 결과를 1년에 한 번 발표했다. 반면 가계소득 통계는 다목적표본 가운데 8,000가구를 대상으로 면접 조사한 결과를 분기별로 공표했다. 표본이 겹치지 않아 한 가구가 얼마를 벌고 쓰는지 한눈에 볼 수 없었다. 소득 조사에 민감한 고소득층이나 저소득층의 응답률이 떨어지고 중간소득층만 과대 대표된다는 문제점도 꾸준히 제기됐다.


올해부터 다시 소득·지출 부문을 한꺼번에 조사하면 가계의 평균소비성향, 흑자율 등 두 가지를 연계한 분석을 볼 수 있게 된다. 다만 개편된 가계동향조사 결과는 내년 5월 이후에나 공개될 예정이다. 올해까지는 통계의 시계열이 끊기지 않도록 기존 이원화된 가계동향조사를 병행해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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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통계청은 내년 4월 2020년 1·4분기 가계동향조사 발표 때 2019년 새 통합조사 결과를 함께 공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회 예산 통과 과정에서 발표 시기가 총선 이후인 2020년 5월로 밀렸다. 야당이 “통계방식을 바꾸면 현 정부에 유리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발표 시기를 2020년 4월 총선 이후로 미루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강신욱 통계청장은 “조사된 모든 내용은 통계법에 의해 통계적 목적으로만 사용되고 비밀이 엄격하게 보호된다”며 “표본으로 선정된 가구의 적극적인 참여와 정확한 응답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통계청은 가구의 응답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한 번 표본으로 선정되면 3년 연속 가계부를 써내야 하는 현재 방식을 바꿔 6개월 조사 후 6개월 휴식기간을 가진 뒤 다시 6개월 조사하는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가계동향조사 소득 부문은 지난해 소득주도성장 실패 논란과 ‘통계 마사지’ 의혹까지 불러일으킨 문제의 통계다. 지난해 가계동향조사 결과 소득분배 지표가 역대 최악으로 벌어지면서 청와대의 통계 해석과 소득주도성장 정책, 표본 적합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번졌다. 그 와중에 통계청장까지 전격 교체돼 ‘코드 인사’ 의혹마저 나왔다. 이에 대해 통계청은 이번 개편이 가구의 시의성 있는 소득·지출 연계분석이 필요하다는 정책 당국과 학계의 요구를 반영한 것일 뿐 최근 논란과는 무관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세종=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빈난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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