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KR모터스가 발행한 270억원 규모의 사모전환사채(CB)를 최근 인수했다. KR모터스의 지분 32.28%를 담보로 만기는 2021년까지 3년이다. 만기 이자율은 5%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KR모터스에 대한 단순 대출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KR모터스는 국내 모터사이클 2위 업체다. 대림자동차(시장점유율 76.8%)에 이어 국산 모터사이클 점유율 2위(23.1%) 업체다. S&T그룹에서 2014년 코라오그룹으로 매각된 바 있다. 코라오그룹은 라오스의 정주영으로 불리는 한상 오세영 회장이 이끌고 있다. KR모터스 역시 코라오그룹의 약자를 따서 지었다. KR모터스는 매출의 83.2%가 이륜차에서, 16%는 중고차 사업에서 나온다. 국내와 중국, 미국에서 이륜차 사업을 벌이고 있다.
코라오그룹에 인수된 이후에도 KR모터스는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2012년 61억원 영업적자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적자를 냈다. 누적 적자액만 710억원이다. 올해 3·4분기까지 95억원의 손실을 내고 있다. 매출 역시 올해 3·4분기까지 지난해 대비 28.7% 급감했다. 한때 2,000원이 넘던 주가는 500원대로 급락했다.
상황이 어려워지자 모회사인 코라오그룹이 나섰다. KR그룹의 대주주인 LVMC는 유상증자를 통해 209억원을 납입했다. 또 주식회사 SIB를 통해 100억원을 조달했다. 메리츠증권까지 포함하면 약 500억원 이상의 자본을 확충했다.
업계에서는 메리츠가 KR모터스의 대주주가 코라오그룹으로 안정적이란 점, 5%대의 높은 수익률에 더해 주가가 주당 500원으로 바닥인 만큼 3년 뒤 주가가 올랐을 때 CB를 활용해 차액을 남길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투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KR모터스의 중국 자회사가 현지 무역회사를 인수해 중국생산 바이크를 수출할 수 있는 길도 열리게 됐다”며 “다양한 부문에서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및 대체투자 중심의 메리츠증권의 변화가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저금리 기조에 각 증권사들도 풍부한 유동성을 무기로 투자처 다양화를 위해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