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공화당과 민주당의 상·하원 지도부 인사들을 백악관에서 다시 만났지만 또 다시 ‘빈손’으로 헤어졌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셧다운 타개를 위한 회동이 성과 없이 끝나자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과 함께 1시간가량 기자회견을 열고 ‘장벽 예산’ 관철을 위한 “끝까지 가겠다”는 초강경 대응 기조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승인 없이 장벽 건설 권한을 얻을 수 있도록 ‘비상 지휘권’을 행사하는 방안도 검토한 적이 있나”라는 질문을 받고 “그렇다. 내가 원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다. 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우리는 전적으로 국가 보안을 위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면 그것(장벽)을 매우 빨리 세울 수 있다. 이는 장벽 건설을 위한 또 하나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협상을 통해 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한번 해보자 ”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에 대한 협박이냐’는 질문에 “나는 그 누구도 협박한 적 없다. 비상사태를 선포할 권한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회동에서 의회 지도부에 ‘수개월, 수년간 셧다운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한 게 맞느냐는 질문에 “분명히 내가 그렇게 말했다. 나는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러나 그럴 준비는 돼 있다” 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 해결될지도 모르지만, 해결이 안 될지도 모른다”며 “남쪽 국경은 매우 끔찍한 재앙이다.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정부는 셧다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장벽이 콘크리트나 강철로 지어져야 한다는 주장도 다시 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이날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장벽은 효과가 있다. 돈이 많고 힘이 있고 성공한 사람들이 집 주변에 장벽을 세우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장벽 건설 예산 배정을 거듭 촉구했다.
회동 후 펠로시 하원의장과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정부 문을 다시 열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호소했지만, 그가 말을 듣지 않았다”고 전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변덕스럽고 믿을 수 없으며 때때로 비이성적인, 끔찍한 협상가”라며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협상에 관여, 정부 문을 다시 열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회동에 대해 “지루하고 논쟁적인 모임이었다”며 “우리는 정부 문을 다시 열 때까지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