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1년새 3조..'자금 블랙홀'된 퇴직연금

공적연금 불신·노후불안 겹쳐

지난해 증가액 역대 최고 수준

라임운용 등 잇따라 진출 예고

0815A21 퇴직연금



지난해 퇴직연금에 3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증시 급락으로 펀드 손실이 큰 상황에서 노후 불안과 국민연금 불신 등으로 퇴직연금이 자금 블랙홀이 됐다는 분석이다. 7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개인 퇴직연금 증가액은 2조8,755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전체 설정액은 13조9,619억원으로 지난해 말 10조원을 돌파한 후 가파르게 늘고 있는 모습이다.


개인 퇴직연금 시장으로 자금이 몰리는 것은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연금에 대한 불신과 노후 불안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0월 말 수익률이 -0.57%로 2008년(-0.18%) 이후 10년 만에 손실을 기록했다. 국민연금 불신과 달리 퇴직연금에는 연초 이후 3영업일 만에 2,046억원이 들어왔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974억원, 지수에 연동하는 국내 인덱스펀드에서 1,041억원이 빠져나간 것과 대조적이다. 퇴직연금 수익률도 지난해 급락장 속에서도 선방했다. 1년 -5.78%, 2년 0.87%, 3년 0.72%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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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시장은 올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 운용 업계에서 돌풍을 일으킨 라임자산운용과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공모운용사로 전환을 시도하며 퇴직연금 시장 진출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라임운용은 올 1·4분기에 시장 상황에 덜 민감한 헤지펀드 운용방식을 따온 사모재간접펀드를 앞세워 퇴직연금 문을 두드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어떤 환경에서도 대체투자 등을 통해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라임운용이 가세할 경우 퇴직연금 시장에 ‘메기 효과’를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 운용사의 고위관계자는 “현재 170조원 규모인 퇴직연금 시장이 3~4년 뒤 두 배 이상 커질 것”이라며 “주식 대신 대체투자나 메자닌 등 다양한 기법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운용사가 들어오면 퇴직연금 시장에 활력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생애주기형 펀드로 불리는 타깃데이트펀드(TDF) 돌풍도 퇴직연금 고객군을 확대하면서 퇴직연금 인기에 일조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선도하는 TDF는 지난해 설정액 1조3,000억원을 넘어섰다. 2017년 말 7,000억원대에서 10개월 만에 두 배가량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김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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